OK저축은행, PF 정리 지연에 당국 조사…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차질 빚나
OK금융, 상상인저축銀 인수 지지부진…가격 두고 이견
금감원, OK저축은행 부실 PF 정리 지연에 조사 착수
OK저축,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PF 연체율 10% 넘어
당국 제재 내려지면 M&A 심사·인가 지연될 가능성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OK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가 늦어지는 가운데 OK금융이 추진 중인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OK저축은행에 대해 현장조사에 착수하면서다.
2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순부터 OK저축은행에 대한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지난달 조사 이후 재차 점검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부실 PF 사업장 정리 지연 때문이다.
부동산PF 가운데 부실 PF는 담보 자산의 시장가치가 낮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이 경우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뿐 아니라 자기자본 하락, 국제결제은행(BIS)비율 하락 등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연체율은 10.39%로 전년 대비 1.19%포인트(p) 악화됐다. 이는 SBI저축은행(2.46%), 한국투자저축은행(6.17%), 웰컴저축은행(7.02%), 애큐온저축은행(5.92%) 등 상위 5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국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대부업체 운영 관련 내용과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 지연 등을 주요 점검 대상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 반대표를 던져 경·공매를 통한 부실 정리를 늦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OK저축은행이 계열사에 PF 물량을 넘기는 방식으로 손해를 막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손해를 보지 않고 계열사에 넘겨 시장이 회복되면 제값을 주고 팔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조사에 나선 만큼 제재가 내려진다면 OK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도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가격을 두고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상상인 측은 2000억원을 고수하는 반면 OK금융은 1000억원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외에 페퍼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인수를 시도했으나 페퍼그룹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이 매각 철회를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SBI저축은행과의 자산규모 격차 역전은 물론 그 정도를 더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영업권을 서울‧충청‧호남에서 인천‧경기권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OK저축은행은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