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악 성장률' 기준금리 2.5%로 0.25% 인하
0% 대 경제성장률, 금리로 경기부양 불가피
가계부채·집값, 추경 등 변수...추가 인하 신중론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우리 경제 성장이 멈추고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더는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9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1월과 4월에는 금리를 동결, 2월에는 인하했다 4월 환율 불안 우려에 다시 동결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으로 내려오며 외환시장이 안정되면서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근거가 마련됐다.
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3월(120.36)보다 0.1% 낮은 120.24(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하락은 지난해 10월(-0.1%)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은의 목표치인 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1% 상승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를 유지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1.8%로 0.1%p 낮췄다.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하 조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경기 부진이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대미 수출이 15% 급갑하는 등 미국발 관세 충격도 본격화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전망치는 2020년(-0.7%)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악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 전망은 어두웠다. 앞서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 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JP모건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 골드만삭스와 HSBC는 0.7%로 제시하는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의 시각도 비슷하다.
다만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한은이 당분간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연 4.25~4.50%)과의 금리격차는 2.00%p까지 벌어지면서 이에 따른 환율 불안과 자금유출 부담도 커졌다.
게다가 충분한 재정정책이 됫받침 되지 않은 상황에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는데다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 가능성도 따져봐야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춰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은행 역시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그 속도나 강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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