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고친다 ③] 임신과 출산이 어려운 시대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역할<미즈메디병원>

최정호 기자 입력 : 2025.05.30 06:15 ㅣ 수정 : 2025.05.30 06:15

지방 산부인과 없어 서울로 원정 출산 심해
동네병원에서 관리 받고 36주차에 출산 병원 정해야
초혼 연령 높아지면서 난임 환자 늘고 있어다
난임이 의심된다면 하루빨리 전문가 도움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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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 시스템이 의정 갈등 여파로 ‘울며 겨자 먹기 식’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환자는 다양한 의료정보가 있어야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다양한 의료정보 제공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에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또 국내 의료 시스템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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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지방 인구 소멸과 저출산 문제 등으로 산부인과 병원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의사단체들과 정부의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소속 의료기관을 이탈하면서 종합병원의 산부인과의 진료에도 제한이 걸렸다.

 

또 건방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분만을 시행하는 산부인과 병의원은 지난 2013년 706곳에서 2024년 425곳으로 11년 동안 40%가량 감소했다. 국민이 임신과 출산 관련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줄어 들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실력과 안전성을 겸비한 산부인과 병원에 환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미즈메디병원은 보건복지부 인증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해 있다. 강서구는 서울의 대표적 주거밀집 지역 중 하나다. 미즈메디병원은 강서구를 포함한 인근 지역 환자들을 소화하고 있지만, 최근 다른 구까지 확대되고 있다. 

 

29일 김민형 미즈메디병원 산과 전문의는 <뉴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서울 도심의 분만 병원 공백에 따른 역 현상(시내 중심권 분만 병원 감소와 종합병원 진료 제한)으로 강서구 근처 산모 뿐만 아니라 마포구와 서대문구, 고양시 등에서 산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산모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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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미즈메디병원 산과 전문의 [사진=미즈메디병원]

 

지방의 경우 산부인과 감소율이 심각한 실정이다. 경기와 세종시의 경우 인구 증가로 산부인과가 늘었지만 그 외 지역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전남 25% △대전 23.1% △충북 20.4% △광주 20.0% 등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 거주하는 산모가 출산을 위해서라면 원정을 가야 할 상황인 것이다. 

 

김민형 전문의는 “산모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거리가 멀더라도 전문병원 또는 상급 의료기관을 선택할 필요성이 있다”라면서 “거리가 멀면 모든 진료를 출산할 병원으로 다닐 필요까지는 없다”라고 조언했다. 

 

산과 진료는 특성상 임신 후반부에 발생하는 합병증(고혈압·조산·태아 발육 제한)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질환들은 산부인과 의원에서 시행하는 진료(혈압·초음파·단백뇨)로 진찰이 가능하다. 때문에 정기 진찰 일을 잘 지킬 수 있는 병원을 다니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형 전문의는 “산모의 병력과 기왕력, 현 상태 등을 가까운 산부인과(분만병원이 아니더라도 산부인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의원)에서 임신 초·중기에 고위험 임신 가능성 여부를 잘 평가한 후 출산 시 합병증 가능성이 있다면 전문병원 또는 상급 의료기관을 출산 병원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그렇지 않다라면 가능한 근거리의 분만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출산 전 외래 진료는 가까운 산부인과 의원과 분만 병원을 정한 다음 병행해서 진료 받돼, 출산할 병원을 정하고 임신 중기(20~22주 사이)에 정밀 초음파를 그곳에서 시행하는 게 좋다”면서 “그 외 진료는 가까운 산부인과 의원 진료를 정기적으로 잘 받고 가급적 임신 36주 이후에는 출산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부연했다.  

 

■ 난임율 증가에 따른  치료 기술 고도화…“난임 의심되면 전문가 상담 받아야”

 

심평원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임 환자는 23만8601명으로 지난 2018년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불임 환자는 25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는 난임 환자를 집중치료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35세 이상의 환자들이 늘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난자 질이 저하되고 자궁 근종이나 용종, 내막증 등과 같은 질환이 중첩되면서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고령 환자의 증가와 조기 검사를 통해 난임을 진단 받고 치료를 받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태연 아이드림센터 전문의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임신사전건강관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일선 보건소에서 난소 나이 수치(AMH) 검사를 지원해 주는데 검사 빈도수가 늘면서 이상이 발견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면서 “이와 별개로 젊은 부부들도 임신과 출산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난임을 우려해 일찍부터 검사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내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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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 전문의 [사진=미즈메디병원]

 

난임의 원인은 △남성 요인 △여성 요인 △원인 불명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남성 요인은 의학적으로는 정계정맥류이거나 정관에 문제가 있을 경우다. 또 흡연이나 음주, 기저질환 복용 약물 등으로 정액 검사 시 정자 수가 적거나 활동성 또는 모양이 저하될 경우 남자의 난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기부전과 사정 장애 등이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배란이 잘되지 않거나 자궁 근종·용종이 있거나 나팔관이 막혀 있을 때, 난소의 혹 등이 난임의 주요 원인이다.

 

또 모든 의학적 검사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난임 환자 중에서 30~40%를 차지하고 있다.

 

김태연 전문의는 “생리가 불규칙해 배란 일을 알 수 없거나(배란장애), 부정 출혈이 있는 경우(착상 관련 문제) 과거에 골반염을 앓았던 이력이 있었거나, 난소에 혹(나팔관 문제)이 있다면 내원해 진료를 볼 것을 권장한다”라면서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35세 미만에서는 피임이 없이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거나, 35세 이상인데 피임 없이 6개월 이상 임신이 안된다면 내원해 검사를 받아보길 권장한다”라고 조언했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난임 치료는 상당한 진일보를 이뤘다. 생리가 불규칙해 배란 일을 알 수 없는 경우 배란 유도를 위한 약물을 투약(경구 또는 주사)한다. 초음파를 통해 배란 일을 확인할 수 있어 자연임신을 시도하면 된다. 

 

자궁 내막의 용종이나 근종 등 배아의 착상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과배란(2개 이상의 성숙 난자를 배출하는 과정)을 하면서 운동성이 좋은 정자를 골라 자궁 내에 주입하는 인공수정이 있다. 또 성숙한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켜 질 좋은 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주입하는 체외수정도 있다. 

 

김태연 전문의는 “난임이 의심된다면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상담 받아 적절한 진단을 통해 시술하는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남녀의 결혼 시기가 늦고 또 딩크(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 생활 유지)를 추구하다 뒤늦게 임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출산 연령이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가임력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여성의 늙게 되면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들이 노화되기 때문에 수정 능력이 하락하게 된다. 30세부터 여성의 가임력이 조금씩 하락하다 35세가 되면 급감한다. 만 30세 이하 여성의 한 달 이내 자연 임신 가능성은 약 20%이지만, 만 40세 이상에서는 약 5%로 떨어진다. 

 

3월 심평원에서 2022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행한 ‘통계로 보는 난임 시술’에 따르면 연령별 체외수정 시술 임신율(난자를 채취하고 바로 이식하는 신선 배아)이 △30세 미만 41.5~43.8% △35세 미만 42.9% △40세 미만 37.5% △45세 미만 20.5% △45세 이상 4.5%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결된 배아를 이식하는 경우 △30세 미만 44~50.9% △35세 미만 49.3% △40세 미만 46.5% △45세 미만 31.9% △45세 이상 9.4%로 집계됐다. 

 

김태연 전문의는 “체외수정 시술을 통해 과배란을 유도해 질 좋은 난자를 획득하고 좋은 정자를 골라서 수정시켜 다량의 배아를 만들 수 있다”라면서 “적절한 시술이 동반된다면 자연임신 보다 높은 확률로 임신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AI 기술을 접목해 배아의 질의 평가와 임신 성공 가능성 또한 예측 가능하게 되고 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 기술의 발전으로 배아의 유전적 이상을 미리 선별할 수 있어 체외수정 임신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부 모두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루에 3번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탄수화물과 당류,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의 비중은 줄이고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해야 되며 엽산과 비타민D 등을 추가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김태연 전문의는 “배란 장애가 있는 경우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기능을 상당히 회복할 수 있으며, 심한 저체중이거나 비만일 경우 임신율이 감소하기 때문에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운동량도 중요하기 때문에 주 150분 정도의 중증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주 2~3회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면서 “담배나 술, 스트레스 등은 난자와 정자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되도록 멀리하는 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 임신이 어려워지고 산부인과 병원이 사라지는 시대에 전문병원의 역할

 

최근 고위험 임산부로 정의되는 임신부의 비율이 능가하고 있다. 고위험 임산부의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역할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산부인과 전문병원은 종합병원에 비해 한계점이 있다. 중증도가 심해 상급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임신부(내·외과적 중증 고위험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이른 조산, 태아의 복합 기형으로 출산 직후부터 응급수술 또는 관리가 필요한 경우)는 잘 선별해 산모와 태아가 보다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게 3차 기관과의 연계성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 

 

또 산부인과 전문병원은 일반과 비중증 고위험 임신부의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 내과·외과·마취과 의료진의 안정적 지원도 필요하다. 분만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진료 인력의 전문성과 안정성이 확보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협력도 필요하다. 

 

김민형 전문의는 “분만병원협회 등을 통해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진료가 잘 지속될 수 있도록(중증외상센터처럼 되지 않기 위해) 정부 정책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제시하고 교류하는 역할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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