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6.22 07:24 ㅣ 수정 : 2023.06.22 07:24
기업 평가가치 최저 ‘5조원대’…고점比 20% 수준 차입금 전년比 3배…최고 이율 SBI저축은행 ‘9.5%’ ‘타다’ 운영사 VCNC 구조조정…타사 합병 추진 중 ‘상반기 인센티브’ 이연 투표…“시장 분위기 고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때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으로 평가받던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최근 회사 내외부로 생기는 이슈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에 차입금 이자율이 인상돼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자회사 구조조정 등의 이슈도 발생했다. 또 내부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이연시키는 내용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 올 1분기 적자 폭 확대…평가가치 고점 대비 20% 수준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1분기 5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558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4% 늘어난 3403억원으로 나타났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주력 서비스인 토스를 출시한 2015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20년에는 토스가 당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 단위 흑자를 기록하고, 비바리퍼블리카도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손실 폭을 전년 대비 900억원 넘게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적자 폭이 재차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연간 약 9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기준 17개의 자회사를 두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다각화를 통해 핀테크 그룹으로써의 외형적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이 갖춰지지 않아 지속적으로 재무안정성 관련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부각되며 벤처캐피탈 시장이 위축된 것에 영향을 받아 비바리퍼블리카의 평가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전일 기준 1주당 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7조390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서는 3만8500원을 기록했으며, 추정 시가총액은 5조8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예상 시가총액은 2021년 11월 최고 29조3780원까지 치솟았으나, 최저 20%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 차입금 1년 새 ‘3배’…단기차입금 이율 최대 ‘9.5%’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자금 조달 비용도 상승했다.
지난해 말 비바리퍼블리카의 차입금은 총 4012억원 규모였는데, 이는 전년(약 1323억원) 대비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소모된 이자 비용은 385억원에 달했다.
지난 1분기에는 총 차입금이 4098억원으로 약 86억원가량 증가했는데, SBI저축은행에서 단기 차입한 9.5% 이율의 120억원이 새로 기재되는 등 차입금의 이자율도 늘어나고 있다.
KB증권에서 차입한 1000억원의 이자율도 5.50%에서 7.90%로 상승했으며, 산업은행의 대출 이율도 2.63~2.65%에서 4.51~5.13%로 늘어났다. 농협은행에서 대출한 장기차입금의 이율도 6.69%에서 6.89%로 올랐다.
다만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경남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의 이율은 최대 0.42%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비바리퍼블리카의 리스크 요인으로는 성장 둔화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과 핀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 재무 안정성 악화 등이 있다"며 "특히 금융업 확대로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해 유동성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 ‘타다’ 운영사 VCNC 구조조정…타사 합병 추진 중
이달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를 운영 중인 자회사 ‘브이씨앤씨’(VCNC)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에 착수하기도 했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금지법이 통과된 이후인 2021년 VCNC를 인수하며 핀테크와 모빌리티 서비스의 시너지를 노렸으나, 차량 보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경영에 난항을 겪었다.
VCNC는 지난 14일 구조조정 관련 내용을 담은 공지사항을 사내 구성원들에게 안내했다. 희망퇴직은 현재 인원(80~90명)의 최소 50%를 감축하는 기조로 진행되며, 희망퇴직에 서명하면 오는 30일자로 퇴사 처리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개월 치 월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VCNC는 옛 주인 쏘카로부터 70억원을 빌려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쏘카 간의 협약에 따라 유상증자 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구조조정과 별도로 VCNC를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아이엠(i.M)택시를 운영 중인 진모빌리티나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업체 더스윙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거론됐으나, 현재 협상이 결렬되거나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상반기 인센티브’ 이연 투표 중…“시장 분위기 고려”
최근에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지급 방식을 놓고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상반기 인센티브를 하반기로 이연시키는 것이다.
월간 사용자 수 등 기존에 세웠던 상반기 목표를 달성했지만, 시장 분위기나 적자 지속 등을 고려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부정적으로 비출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방안이 투표를 통해 통과되면 이연될 인센티브의 예상 총액은 수십억원대로 추산된다.
다만 토스 측은 인센티브 이연이 운영 자금상의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인센티브 이연은 적자나 실적 개선 문제와는 완전히 무관한 이슈”라며 “상반기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하긴 했으나, 성과금 지급이 자칫 시장에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안이 직원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각자의 의견을 묻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한 투표였다”며 “하반기에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등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