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2)] 30~40년 노하우가 근로 환경 개선 통한 생산성 향상에 기여
박진영 기자 입력 : 2025.05.02 06:44 ㅣ 수정 : 2025.05.02 06:44
고용노동부,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 개최 30년 이상 노하우로 근로 환경‧문화 개선에 앞장선 인물들 시상
김후진 삼영엠아이텍(주) 기술부장(오른쪽)이 30일 열린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사진=박진영 기자]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한 분야에서 30~40년 근무하며 쌓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에서 묵묵히 일하며 작업 환경 개선·근로자 인권 강화·생산성 향상 등에 기여해 온 영웅들을 위한 시상식이 열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달 30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근로자의 날 유공 포상'은 노동 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근로자와 노동조합 간부 등을 격려하기 위한 행사다.
올해 시상은 중소기업 등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올바른 노사문화를 구축하는데 앞장선 노동자에게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정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송명찬 노사협력정책과 사무관은 "오늘 행사는 우리 부서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도 오래된 시상식"이라면서 "소규모 사업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분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뜻깊은 자리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노동 현장에서 소외된 분들을 찾아서 도와드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수상식에 참석한 수상자 50명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등 숨은 유공자는 총 22명이다. 올해 행사는 금탑 산업훈장과 포장, 표창 등 총 210점을 포상했다.
<뉴스투데이>는 이날 시상식에서 한 분야에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근로 환경과 노사 문화를 개선하는데 앞장서고, 첨단 기술 분야 개발이나 외국인 근로자 업무 향상에 앞장선 경력이 있는 장인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김후진 (주)삼영엠아이텍 부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올해 시상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의 영예는 (주)삼영엠아이텍 김후진 부장에게 돌아갔다. 김 부장은 용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중졸 용접공으로 입사해 방산 현장에서 근무했다. 이후 한국폴리텍대학과 창원대에서 공부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기술사까지 취득해 지난 2011년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됐다.
김 부장은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 위험‧자격 수당을 신설하고, 손으로 하던 용접 작업을 로봇이 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작업 방식을 변경했다. 작업 표준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데도 기여했다.
(주)삼영엠아이텍의 김후진 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특히, 용접공정 개선과 생산기간 단축, 품질개선 등 제안 활동을 통해 66억원의 운영 비용을 절감했다. 또, 용접 분야 실무‧이론서를 총 22권 집필하고, 매뉴얼을 15권 발간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능 기부에 사용해 청소년 총 145명에 기술을 전수하고, 총 1만1676명에 직업진로지도를 하는 공을 세웠다. 요양원 봉사 등 사회 기여에도 앞장섰다.
김후진 부장은 <뉴스투데이> 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방산 역군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부장은 "1978년 대우중공업(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입사해 경남대 전임 교수로 퇴직했다. 현재 삼영 MIG에 근무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인생 삼모작을 일구고 있다"며 "48년간 K-방산 분야에서 유도무기 전문가로 근무한 현역으로써, AI와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 용접 등 산업 기술을 적용하고, 우주 항공과 방위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주)자여'의 김지각 과장(사진 오른쪽)이 30일 개최된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사진=박진영 기자]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주)자여'의 김지각 과장은 34년간 완성차 조립 공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 공정을 개선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 환경을 향상하는데 앞장섰다.
김지각 과장은 "오늘 큰 상을 받아서 가문의 영광이다. 기아자동차에서 34년 8개월간 근무하며 쌓아온 공정 노하우와 근로자들을 아우르는 경험을 눈여겨보신 '자여'의 한용구 부사장님이 은퇴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면서 "현재 기아차 내연기관부터 전기차 EV라인, 현대차 IV라인까지 모든 공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서는 러시아어 표준 매뉴얼을 만들고, 컨베이어 상판에 '원포인트 체크리스트'를 부착해 표준 작업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지난 2015년 기아차 슬로바키아 작업지도요원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인에 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한 결과, 이직률이 낮아졌다. 이는 곧 품질 안정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30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2025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여받고 있는 김지각 (주)자여 과장의 모습 [사진=박진영 기자]
또, "퇴직자가 계속 근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안산 공장의 경우 기아차 퇴직자와 고려인이 6대4 비율로 근무하고 있어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고용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과장은 노사 협력에 앞장서면서도 기업의 실적을 개선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기아차에서 쌓은 공정 노하우를 중소기업 신축 공장에 적용하고, 엔진 라인 공정을 재설계한 결과 연 20억원의 원가 절감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