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62)] 진급은 치열한 보직 쟁탈전의 승리자에게 우선(중)

김희철 칼럼니스트 입력 : 2025.05.16 10:23 ㅣ 수정 : 2025.05.18 21:38

대령으로 진급하려면 사단 작전참모를 거쳐야..신임 사단장에게 필자를 추천하고 약속 받아
어렵게 얻은 정보참모 보직에 이어 작전참모 보직 쟁탈전이 또다시 치열하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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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초 새벽에 김선필 사단장을 비롯한 참모 및 지휘관들이 정복을 착용하고 충혼탑 참배후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컬럼니스트] 대대장을 마치고 보직 쟁탈전 서막을 치루면서 어렵게 사단 정보참모로 근무를 시작했지만, 전군적으로도 대군신뢰도가 추락하는 매우 시끄러운 위기 상황이 계속되었다.

 

얼마전에 포천에서 공군 훈련중 폭탄이 민가에 떨어져 공군참모총장이 공개 사과를 하는 등의 곤혹을 치루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반복되는 역사처럼 그때도 강화도에서 북한의 공작선을 해상에서 놓치고, 인천에서는 나이키가 폭발했으며, 동부 사단에서는 90미리 사격훈련중에 폭발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했고, 일산에서는 155미리 조명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체적인 부실이 현실로 나타나자 군의 수장인 국방부 장관은 바늘방석에 앉아있게 됐고, 연일 계속되는 각종 언론에서는 군을 질타하는 목소리만 높아져 당시 IMF로 움추렸던 국가 경제와 정치 리스크를 덮으려는 듯 정치와 학회 및 언론계의 모든 화살은 군에 집중되어 쏟아졌다.

 

그래도 일선 부대들은 변함없이 계속 흘러간다. 연말이 되자 참모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영전하는 김유봉 대령(육사31기)이 “대령으로 진급하려면 반드시 사단 작전참모를 거쳐야 한다며, 이미 신임 사단장에게 필자를 추천하고 약속을 받았다”라며 더 잘하라는 독려의 말을 남기고 떠났다.

 

군의 사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연말연시을 맞이하여 군은 통상적인 군사대비태세 강화지시가 하달되고, 최전방 GOP를 비롯해 전부대가 경계강도를 높힌 근무를 한다. 이때 직업군인인 장교 및 부사관들은 일반 사회의 민간인처럼 연말연시의 휴일을 즐기기보다는 반대로 군사대비태세 강화지시에 따라 더 바쁜 일과를 보내게 된다. 

 

그 와중에도 각부대에서는 신년초 새벽에 사단장을 비롯한 참모 및 지휘관들이 정복을 착용하고 인근 충혼탑 참배로 한해를 시작하며, 사령부에서는 신년인사를 겸한 하례식과 간부식당에 모두 모여 떡국을 함께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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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한복을 차려입은 사단 지휘부와 참모들이 부부동반으로 사단장 공관에 모여 신년 인사를 한후에 기념 촬영한 모습 [사진=김희철] 

 

■ 사단장의 탁월한 통솔력에 매료되어 “어쩌면 저렇게 훌륭한 지휘관이 있을까?”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와 

 

정기적인 인사방침에 따라 신임 사단장과 참모장이 보직되고 새롭게 편성된 참모들과 업무를 하면서 정례적인 신년 충혼탑 참배도 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참모부의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사단장의 지휘방침에 감복하여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두드러지게 표출되는 모습이었다. 

 

군인들은 부대 근무시와 퇴근후에도 주로 전투복만을 입고 생활하여 우리의 전통복장인 한복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김선필 사단장은 설날이 되면 참모들에게 가능하면 한복을 착용하고 부부동반으로 사단장 공관으로 초대해 떡국을 함께 나누며 전우애를 돈독하게 나누며 우리 전통을 계승하도록 배려하였다.

 

사단참모로 보직후 3개월 정도를 보내며 어쩌면 저렇게 훌륭한 지휘관이 있을까?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사단장의 탁월한 통솔력에 매료되어 참모 모두를 사단장 신자로 만들었다. 또한 사단에서 보직을 마치고 타부대로 떠난 장교들도 새로운 보직에서 덕장(德將)인 김선필 사단장을 존경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내와 감동이었다.

 

따라서 신년초 선영제 군단장과 조영길 군사령관의 초도 방문이 있었지만 사단장 부임후 첫 업무보고가 성공적으로 치루워지도록 모든 참모들이 자발적으로 성심을 다해 협업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고, 결과 또한 극찬 속에서 마무리 되었다. 

 

특히 교훈참모 조규홍 중령(육사32기)은 먼저 진급한 동기들이 연대장을 이미 마치고 뒤늦게 보직되어 참모중에 최고 선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단장 최측근에서 솔선수범하며 동료 참모들을 리드하여 모범이 되었다. 이는 ‘정직, 성실로 최선을 다해 최상의 상태로 임무를 완수하라’는 사단장의 강조사항을 실천하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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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 정보참모인 필자 부부가 설날에 사단장 부부와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김희철] 

 

■ 차기 작전참모로 필자를 추천하고 약속을 받은 희소식을 무색하게 만드는 조용한 음모가 진행돼...

 

신년초 군단장과 군사령관의 초도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계속 이어진 당면 업무들이 정신을 못차리게 했다.

 

2월 충북지역 통합방위지방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이어 군사령부 및 군단 임무형지휘토의와 국지도발훈련, 추풍령방호전술토의, 쌍용훈련, 예하연대 전투단훈련평가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정보참모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6월에 계획된 중앙보안감사였다. 이 감사는 단순하게 부대를 평가하여 우열을 가리는 과정일 뿐만이 아니라, 잘못이 발견되면 군생활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는 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필자는 다른 어떠한 업무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두고 추진했다.

 

게다가 “2월 통합방위지방회의에서 적장비 전시를 하여 지역 기관장들의 안보의식을 높이는 것이 어떻겠냐?”는 사단장의 지침을 구현하려면 당시 사단이 보유한 적장비 품목으로는 효과가 미비하여 중앙의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있었다.

 

수소문해보니 정보사령부에서 적장비를 순회 전시한다는 정보를 포착했다. 해부대에 연락을 취하니 마침 정보사령부 참모장으로 정형진 장군이 근무중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정 장군은 필자가 무적태풍부대 근무시에 각별한 인연을 맺은 선배였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80~183)] ‘유달리 인연이 많았던 정형진 장군의 통합메트릭스 신화’ 참조)

 

정 장군과 일단 전화로 협조한 후에 사단장에게 통합방위지방회의에서 정보사령부의 지원을 받아 최근 확보한 적장비로 효과있는 전시를 할 수 있다는 보고를 했다. 지휘관의 지침을 실제로 구현하는 참모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보람을 느꼈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보는 주변 참모들의 따가운 눈빛도 함께 느꼈다. 

 

동시에 전임 참모장이 사단장에게 차기 작전참모로 필자를 추천하고 약속을 받았다는 희소식을 무색하게 만드는 조용한 음모가 진행됨을 인지했다. 

 

연말에 새롭게 부임한 작전부사단장이 차기 작전참모는 합참에서 근무한 장교를 받는 것이 사단 업무에 유리하다며 인사참모를 압박했고, 사단장에게까지 보고하여 또다시 정보참모 보직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어서 작전참모 보직 쟁탈전이 시작됐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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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방위산업공제조합 부이사장(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2024년), 군인공제회 부이사장(~2017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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