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픽업트럭 부활’ 이끄는 기아·KGM, 대중화 전략 성공하려면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5.28 05:00 ㅣ 수정 : 2025.05.28 17:57

국내 픽업트럭 월 판매량 2000대 넘어
기아 타스만·KGM 무쏘EV 등 신차효과
상품성 높여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
주력 모델 자리 잡기에는 한계의 벽 있어
꾸준한 신차로 소비자 선택 다변화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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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픽업트럭 '타스만'. [사진=기아]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 자동차 시장의 ‘불모지’로 꼽혔던 픽업트럭 모델이 최근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기아와 KG모빌리티(K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상품성이 높은 신차를 연이어 선보여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는 픽업트럭이 회사 전체 매출이나 판매량을 끌어 올릴 정도의 세그먼트(차급)에 못 미치고 있지만 브랜드 마케팅과 선택권 다변화에 기여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8일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시장 픽업트럭 판매량은 23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6% 증가했다. 픽업트럭의 월간 내수 판매량이 2000대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2205대)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지난달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 ‘타스만’으로 판매량이 857대를 기록했다.  기아가 지난 2월 첫 픽업트럭 모델로 출시한 타스만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96대) 대비 9배 가까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자로 꼽히는 KGM도 픽업트럭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KGM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는 지난달 50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월(228)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같은 기간 렉스턴스포츠 판매량은 3월(423대)에서 4월(440대)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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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 그래프=뉴스투데이] 

 

픽업트럭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그동안 소외 받아온 모델이다. 이 모델은 상대적으로 큰 전폭(차의 넓이)과 전장(차의 길이)으로 도심 주행에 불편이 따르는 데다 주차 공간 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픽업트럭이 지닌 ‘짐차’ 이미지도 소비자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픽업트럭 특성상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하며 연비 등에서 불리한 점도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차량 1대만 사용해 모든 일상생활을 소화하는 ‘데일리카’로 픽업트럭을 선택하기에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최근 여가활동 증가로 캠핑 등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  픽업트럭 수요도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세단이 강세를 보인 국내 자동차 시장 지형이 SUV로 양분된 데 이어 픽업트럭으로 또다시 나눠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픽업트럭 모델 상품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상대적으로 투박한 픽업트럭 차량 디자인을 개선하고 성능과 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타스만은 레저용차량(RV) 명가로 자리매김한 기아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로 꼽힌다. 기아는 약 5년에 이르는 타스만 개발 기간 동안 오프로드 성능과 관련해 1만8000번이 넘는 시험을 통해 차량 완성도를 높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타스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산업에서 수요가 9%에 이르는 픽업 시장에서 내연기관 및 전기차 픽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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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 [사진=KG모빌리티]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인 KGM 무쏘 EV는 소음 문제와 연비 부담을 모두 해소한 모델로 꼽힌다. KGM에 따르면 무쏘 EV는 1회 충전하면 약 400킬로미터(km)를 운행할 수 있다. 또한 KGM은 무쏘 EV의 5년간 차량 운영비가 약 600만원에 그치는 등 높은 경제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픽업트럭의 절대적인 판매량과 제한적인 수요층을 고려할 때 ‘볼륨 모델(대량 판매 차종)’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픽업트럭으로 가파른 판매 증가를 이끌어 수익성을 크게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계는 픽업트럭 출시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중장기적 측면에서 소위 ‘잘 나가는’ 세그먼트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차량 라인업(제품군)을 폭넓게 운용하는 게 충성 고객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완성차 업계는 최근 되살아나는 픽업트럭 시장의 활력을 이어가려면 새로운 차량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품성 개선 모델 뿐 아니라 전동화 등 시장 트렌트에 맞춘 전략 모델 출시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자동차 업계에서 영업이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것은 하이브리드(HEV) 같은 고부가가치 모델이고 픽업트럭은 생산량이나 마진 측면에서 큰 수익성을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라며 “그러나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선택권을 다변화화는 데 초점을 맞추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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