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허선호 미래에셋 부회장 “美 중심 투자 환경 균열…中·인도서 기회 찾아야”
미래에셋증권, 2025 글로벌 자산배분 포럼
“美 빅테크 중심 투자, 구조적 한계 직면”
“中 글로벌 1등 기업·印 장기 성장 주목”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왜 어떤 포트폴리오는 시대를 넘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어떤 포트폴리오는 어려워지는가.”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29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5 글로벌 자산배분 포럼’ 인사말에서 이렇게 화두를 던졌다.
허 부회장은 이어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포트폴리오간 희비를 갈랐다고 자답한 뒤 “바로 지금이 향후 몇 십년 간의 판도를 바꿀 변화의 한폭판”이라고 강조했다.
허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이라는 단일 엔진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2024년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고율 관세의 시대가 열리게 되며 미국 중심의 투자 환경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익숙했던 경제 공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면 공식을 움직이는 새로운 요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시장의 대안으로는 중국과 인도를 주목했다. 허 부회장은 “중국은 민간 기업에 친화적인 정책 전환과 자국 중심의 기술 자립 가속화로 괄목할 만한 기술 진화를 이뤄내고 있고, 인도는 디지털 인프라와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제는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혁신 축의 이동을 반영한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세션1 발표를 맡은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빅테크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 빅테크가 직면한 문제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미국 주도의 혁신이 글로벌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 센터장은 “올해 초 ‘딥시크 쇼크’는 AI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추격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사건이었다”며 “혁신 주도권이 분산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둘째는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박 센터장은 “지난 10년간 압도적 수익률을 이끈 미국 빅테크는 이제 성장 한계와 고평가 부담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의 탈 달러, 달러 약세 현상 역시 자산배분 대전환의 시기임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박 센터장은 “미국이 도전을 받기 시작했고, 환율 부분에 있어서도 달러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며 “달러가 약세 기조로 접어들기 시작한다면 우리의 자산 배분은 미국에서 벗어나야 하며, 이 시점에서 주목할 시장은 중국과 인도”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AI와 함께 방산·원전·뷰티테크 등 비(非)테크 대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곁들였다.

뒤이어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리서치 본부장과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각각 중국와 인도 시장의 투자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이필상 본부장은 세션2 발표에서 “규모가 크다는 것만으로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없고, 그보다는 월드 클래스 종목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런데 드디어 중국에서 월드 클래스 종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대표적인 기업이 BYD와 CATL, 샤오미 등이다. 이 본부장은 “10년 전만 해도 중국은 기술력, 제품력, 이익률 측면에서 모두 부족했지만 이들 기업은 가격과 규모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과 경쟁력까지 확보한 상태”라며 “글로벌 투자를 하는 이유는 국적을 불문하고 월드 클래스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함으로, 중국은 이제 그런 기준에서 주목할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정우창 수석연구원은 세션3 발표에서 “인도는 장기 성장성과 회복 탄력성을 모두 갖춘 미래형 투자처”라고 소개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 30년간 인도 주식시장은 무려 7300%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고,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도 빠른 회복력을 보였는데, 이는 인도 시장만의 구조적 성장성 때문”이라며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과 재벌 중심 경제 구조 덕분에 높은 진입장벽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선호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마무리하며 국민의 은퇴 설계를 위한 연금 자산의 수익률 제고 필요성을 피력했다.
허 부회장은 “한국 사적연금 자산 규모가 대략 752조원에 이른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연 수익률을 단 1%포인트만 올려도 연간 7조5000억원이 창출된다”며 “이 작은 차이가 은퇴 시점을 바꾸고 한 세대의 삶의 질을 결정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기회를 설계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고객과 함께 넓은 시야와 깊은 통찰로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지혜로운 투자 파트너로 늘 함께 하겠다”며 “이번 포럼이 여러분의 자산배분에 실질적인 인사이트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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