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5.22 08:11 ㅣ 수정 : 2025.05.22 08:11
1분기 5대 은행 국내 점포 3766곳 전분기 대비 57곳 감소…‘대형화’ 추세
국민은행 9 to 6 점포 중 하나인 서교동종합금융센터 전경 [사진=금교영 기자]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국내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에 속도를 내면서 점포 숫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직접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이 줄자 여러 점포를 하나로 합치는 등 효율화에 중점을 둔 영향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점포는 376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3842곳 대비 76곳이 감소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28곳, 우리은행이 25곳의 점포가 줄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4곳, 1곳의 점포가 늘었다.
은행의 점포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됐다. 작년 3분기(3894곳)에서 4분기 말까지 52곳이 줄었던 것을 고려하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점포 중에서는 지점이 빠르게 감소하고 출장소는 소폭 증가했다. 출장소는 지점보다 약식으로 설치하는 점포다. 5대 은행의 지점은 올해 1분기 3043곳으로 지난해 4분기 3183곳 대비 140곳이 줄었다. 같은 기간 출장소는 659곳에서 723곳으로 오히려 64곳이 늘었다.
최근 은행들은 여러 점포를 하나로 합쳐 대형화하는 추세다. 은행 거래에서 비대면 비중이 높아지고 창구를 직접 방문하는 고객이 점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비단 5대 은행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의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는 5792곳으로 3분기 말 대비 57곳이 감소했다.
작년 1분기 말과 2분기 사이에는 변동 없이 5873곳이었으나 3분기 말 5849곳으로 24곳 줄었고 연말에는 감소 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2년 4분기 말 7835곳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세다. 지난 2017년 4분기 7000곳 아래로 줄었고 2022년 3분기에는 6000곳 밑으로 떨어진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은행들은 점포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객들의 은행 이용 행태가 변화된 만큼 영업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점포 숫자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점포를 페쇄했지만 근거리 지점 통합 또는 출장소 전환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면 거래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방문이 필수인 거래들이 있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취약 계층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특화 점포 등을 만들어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9 to 6 점포’를 비롯해 직장인이 퇴근 후 방문할 수 있도록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뱅크’ 등을 선보였다. 또한 하나은행은 고령층, 외국인,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 계층을 위한 특화 점포와 이동 점포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