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5.28 08:06 ㅣ 수정 : 2025.05.28 08:06
KB·신한·하나 1분기 ROE 10% 돌파 자사주 소각·배당확대 실질 성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전경. [사진=각 사]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금융지주들이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수익성과 주주환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환원 정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경제부총리상과 거래소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KB금융은 자본비용(COE) 분석과 자사주 소각 등 선제적 주주환원 정책이, 신한금융은 COE 공시와 배당 확대 노력이 우수 사례로 꼽혔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맞춰 지난해부터 공통적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달성을 핵심 목표로 제시해왔다. 2025년 1분기 기준 KB금융은 13.04%, 신한금융은 11.36%, 하나금융은 10.62%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여파로 ROE가 2024년 연간 9.3%에서 올해 1분기 7.26%로 하락하며 4대 지주 중 유일하게 10%에 미치지 못했다.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KB금융 13.67%, 신한금융 13.27%, 하나금융 13.23%, 우리금융 12.42%로, 국제결제은행(BIS) 권고 기준인 7%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각 지주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부동산 자산 매각, 비이자수익 확대 등을 통해 ROE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병행하고 있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히고, 분기 배당도 기존보다 확대했다. 올해 분기당 3350억원, 연간 1조3400억원 규모를 집행할 예정으로 전년 대비 11.6% 늘어난 수준이다. 신한금융(2784억원), 하나금융(2501억원), 우리금융(1474억원)도 나란히 분기 배당을 결정하며, 2025년 1분기 기준 분기 배당 상위 10개사에 포함됐다.
금융지주들의 하반기 주주환원율 상승 기대감은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4대 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을 KB금융 45.1%, 신한금융 43%, 하나금융 42.1%, 우리금융 34.6%로 전망하며, “2027년까지 5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이달에만 약 13%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6일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신한금융 역시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주가 수익률은 4.5%로, 비공시 기업 평균(-16.9%)보다 21.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밸류업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이며, 다음 정부에서도 핵심 아젠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금융지주들도 ROE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병행하며, 정책 취지에 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이나 ROE 개선 같은 전략은 말 그대로 실적과 책임경영을 수치로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이런 노력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시장과의 신뢰 관계를 꾸준히 쌓아가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