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인상→주담대 금리 상승···웃어야 되나 울어야 되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11.06 02:05 ㅣ 수정 : 2022.11.06 02:05

정기예금 연 5%대 근접·적금 최고 연 10%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수신금리 ‘껑충’
지급 이자 늘어나지만 대출금리 상승 압박
은행권 조달 비용 늘면서 코픽스도 오름세
코픽스 반영 주담대 변동금리 연말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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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에 근접했다. 1년만 넣어놔도 쏠쏠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시중 자금이 은행에 몰리고 있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투자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비용’으로 인식되는 이자 지출 증가에 은행권 대출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늘어난 자금 조달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말 연 8~9%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 중후반을 형성하고 있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에선 연 6% 넘는 금리를 주는 곳도 많다. 

 

적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과 인뱅의 금리는 연 4~5%대인데, 우대금리 조건을 채우면 연 7% 이상도 가능하다. 인뱅에서는 최고 연 10%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이 나오기도 한다. 

 

은행권 예·적금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에 기인한다. 지난해 12월 연 1.0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0%까지 올랐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발표 전후로 예·적금 금리가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다. 

 

은행들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전달보다 47조7231억원 증가했다. 지난 7월 700조원 돌파 이후 3개월 만에 100조원 넘게 불어났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부진한 점도 은행권 수신 확대에 힘을 더했다.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에서 금리까지 높여주니 고객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다. 

 

다만 은행 예·적금 금리 상승이 고객에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수신금리 상승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의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은행에 수신이 몰릴수록 코픽스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코픽스는 3.40%로 전월 대비 0.44%포인트(p) 급상승했다. 지난 2012년 7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에 은행들은 코픽스 발표 다음 날 인상분을 주담대 변동금리에 반영했다. 

 

결국 ‘기준금리 인상→예·적금 금리 상승→코픽스 상승→대출금리 상승’ 구조가 순환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오는 15일 발표될 10월 코픽스 역시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을 위해 조달한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담대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가계의 충격은 커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5000억원인데, 주담대가 793조5000억원으로 75%를 차지한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은 약 78%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의 전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5.18~7.61%로 상단이 7%대 중반을 넘어섰다. 당장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최고금리 연 8%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각에선 연 9%대 전망까지 나온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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