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유 기자 입력 : 2024.12.21 07:19 ㅣ 수정 : 2024.12.21 10:05
게임,팝업스토어 등 이색 전략으로 젊은 세대 공략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증권업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점포 축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 보수적인 이미지를 떠나 재미있는 이미지를 차용해 게임,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키움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MZ세대 공략을 위해 다양한 흥미 유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고, 기존의 딱딱한 금융 이미지를 벗어나 재미와 참여를 중시하는 콘텐츠와 이벤트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하나증권은 최근 자사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 재미 요소를 더하기 위해 자체 제작 게임을 도입했다. 주가의 변동을 예측해 가상 매수·매도를 통해 게임 속 AI와 수익률 대결을 펼치는 아케이드형 게임으로, 이를 통해 주식 투자 초보자들도 자연스럽게 플랫폼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승률과 플레이 횟수 상위 랭킹에 오른 이용자에게는 실제 주식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투자지원금 10만원을 제공해 게임과 실제 거래래 사이의 심리적 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였다.
키움증권은 카카오톡 공유 기능을 활용한 주식 추첨 이벤트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주식을 추첨게임을 통해 최대 10종까지 증정했으며, 지난 15일 기준 해당 행사 참여자 수는 13만 명을 돌파했다. 2030 세대가 전체 참여자의 43%를 차지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1개월만에 13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이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벤트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이벤트에서도 증권에 관련된 내용을 넘어, 유연성을 더한 주제 선정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KB증권은 20일부터 21일까지 성수동 세원정밀창고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진흥원과 협업한 '외:로움이의 집' 이라는 복합 예술 체험행사를 연다. 해당 행사는 외로움, 사회적 고립·은둔에 대한 공감콘서트와 워크숍, 전시와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KB증권은 2022년부터 '깨비증권'이라는 브랜드 닉네임을 활용해오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투자를 뚝딱'이라는 친근한 슬로건과 함께 유튜브 채널과 SNS에서 투자 초보자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N2, NIGHT'를 운영해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팝업스토어는 숲을 연상케 하는 열린 공간 'N2, PARK'와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큰 관심을 끌었다.
각 증권사의 도전적인 마케팅은 MZ세대의 금융시장 참여가 꾸준히 확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주거래 증권사를 정하면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어 초기 유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MZ세대를 겨냥한 활동들은 단순 마케팅을 넘어 탄탄한 차기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증권사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 투자자 약 1416만 명 중 2030세대는 426만명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KB증권 관계자는 "MZ세대가 금융시장의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고있어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대헌 하나증권 디지털본부 본부장은 "MZ세대의 투자 성향과 관심사를 반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투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흥미를 유발하고, 건전한 투자 습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