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전세사기 피해자 2.7만명 돌파…금리인하 맞물리며 '월세 확산'
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서 전세 사기 발생
2024년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 전년비 -9%
"서울 아파트 월세화...월세가 인상 불가피할 전망"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전세사기로 인한 '전세 포비아'가 임대차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듦과 동시에 낮아진 금리로 임대인들 역시 월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재편되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는 2만7372명으로 작년 말(2만4668명)에 비해 2704명 늘었다.
전세사기의 절반가량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전체의 약 48%에 해당하는 1만3301명이 수도권 거주자였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서울(7399명), 경기는 5902명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비아파트에 거주했다. 그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유형은 다세대주택(30,5%)이며 오피스텔(20.9%), 다가구(17.9%)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사기와 맞물려 비아파트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며 비주택·전세가 주를 이루던 임대차 시장은 아파트·월세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지난해 주택 유형별 임대차 거래를 분석한 결과 전국의 연립·다세대(빌라) 전세 거래는 2023년(12만6865건) 대비 9%(-1만4596건) 감소한 11만2269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월세는 연립·다세대(6%)와 오피스텔(10%) 모두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을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전세 거래는 1만5865건으로 전체 약 49%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월세는 약 51%를 기록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는 비단 수요자 때문만이 아니다. 낮아진 금리로 임대인들 입장에서도 월세로 세입자를 받는 것이 이득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2.75%로 0.25%p 인하했다. 지난해 2연속 금리 인하 이후 1월 동결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낮췄다.
현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거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뉴스투데이>에 "금리를 또 인하한다는 말도 들리는 상황에서 전세를 내놓게 되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라며 "월세를 받게 되면 금리 변동에 대한 영향도 없을뿐더러 매달 임차인으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 월세로 전환해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년 1~2월 계절적 비수기의 서울 아파트 임차시장은 전세 거래보다 월세 거래가 많았다"며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인하와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과 금융권의 전세 대출 강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 현상과 월세가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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