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 이슈산책] 국민통합은 무엇인가, 이재명의 국민통합은 가능한가?(4) 문재인의 국민 통합

민병두 입력 : 2025.04.30 16:58 ㅣ 수정 : 2025.04.30 16:58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④ 문재인-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문재인은 2017년 대통령 후보로서 첫 행보는 역대 모든 대통령의 묘역 참배였다. 문재인 후보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은 물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했다.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등 서거 순서대로 참배를 마쳤다. 전날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했던 ‘국민통합’의 의지를 담은 동선이다. 2012년 대선 때는 “형식적인 참배는 하지 않겠다”며 이승만·박정희 두 대통령의 묘역을 찾지 않았었다.

 

그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저는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지역통합 대통령, 청년·중년층·노년층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세대통합 대통령·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식(2017년 5월 10일)에서도‘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1호공약인 적폐청산과 촛불이라는 단어는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 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겠습니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습니다.“

 

”국민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드리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승화시켜 마침내 오늘 새로운 세상을 열었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 진보 갈등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문재인은 취임식이 끝나자 약속한 대로 야당 당사를 방문했다. 대선 경쟁 당시 '적폐' 발언으로 날을 세웠던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아서는 '동반자'라는 표현을 썼다. 적폐 청산의 대상이냐, 국정의 동반자냐 하는 규정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시간과 야당을 적폐집단으로 보는 시간이 상당 기간 겹쳤다. .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2017년 10월 16일, 법원의 구속기간 연장 결정에 대한 박근혜)

 

박근혜가 정치보복을 당했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박근혜가 구속되어도 적폐청산은 계속되었다.

 

2017년 11월 6일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변 아무개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일은 검찰 내부에서 적폐청산 출구 전략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검찰총장 문무일은 적폐청산 수사를 년내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폐사건 수사팀장 윤석열이 반발했다. 청와대도 연내에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때 마침 이명박이 연루된 다스 비자금 수사가 검찰에서 막 시작되고 있었다. 이명박은 얼마 안있어 퇴임후 6년만에 포토라인에 섰다. 

 

“다만 바라는 것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2018년 3월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검찰은 횡령과 뇌물 혐의로 이명박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2018년 3월 22일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친노 친문 진영의 숙원이 해결된 순간이었다. 청와대는 스스로에게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겠다는 다짐을 깊이 새긴다‘라며 짐짓 표정관리를 했다.“(검찰국가의 탄생. 서해문집, 이춘재 지음)

 

문재인은 취임식에서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적폐청산은 임기 내내 이루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촛불혁명의 면에서 볼 때 적폐청산은 정의이고, 정의이기 때문에 국민통합으로 보여졌다. 현실정치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가 야당을 방문해서 동반자라고 한 것은 현실인식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적폐청산을 하고,어떤 목표를 세우고, 야당과는 어떤 관계를 수립하겠다는 전략이 분명하지 않았다. 적폐청산과 동반자관계는 방향이 다르다. 어느 시점이 되니 적폐청산으로 인한 적대감은 문재인에게 쌓이고, 그로 인한 호응은 윤석열에게 돌아갔다.

 

집권 2년이 되던 시기에 문재인은 사회원로를 초청해서 간담회를 가졌다.  "정치라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고 있다. 가장 힘들게 생각되는 것은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서 대립이나 갈등이 격렬하고 또 그에 따라서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과거 어느 정부보다는 야당 대표들, 원내 대표들을 자주 만났지만 야당의 비협조로 협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개탄했다. 반대로 야당은 적폐집단으로 몰아놓고 무슨 대화며 협치냐는 입장이었다.

 

문재인은 취임식에서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차 있다, 역사와 국민 앞에 두렵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그 청사진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였다. 성장은 혁신으로, 사회적 최저한은 소득주도로,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것이 공정경제였다. 문재인은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은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다. 그대로 되면 국민통합이 될 수 있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았다.

 

문재인은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다섯 개의 문'을 열겠다고 했다. 첫 번째 문은 '일자리 혁명의 문'이다. "일자리가 민생이고, 성장이고 복지"라며 "범정부적인 일자리 혁명 추진"을 약속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서 정부가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두 번째 문은 '복지국가의 문'이다. "민주정부 10년은 복지국가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많이 모자랐다"면서 "격차 해소가 국정의 최우선 목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한 번의 실패가 낙오로 이어져선 안 된다. 재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세 번째 문은 '경제민주화의 문'이다.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경제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경제 분야부터 '공평'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많은 약속을 했지만 새로운 시대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소득주도성장은 난도질을 당했다. 자영업자들이 먼저 반발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은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그는 취임식에서 "대통령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솔선수범해야 진정한 정치발전이 될 것이다. 불가능한 일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겠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 공정한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했다.  윤석열과 갈등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사과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⑤ 윤석열- 말로만 5.18 정신 헌법 전문

 

윤석열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하지 않겠다. 그는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했다. 2022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보수 정당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민주묘역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새로 꾸린 내각과 대통령실 비서진이 대통령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왔다. 박근혜가 한사코 제창을 거부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도 따라 불렀다. 이 역시 보수정당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의힘도 처음으로 당 차원에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승리한 것은 물론이고 호남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 주기환 후보는 15.90%, 전남도지사 선거에서 이정현 후보는 18.81%,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조배숙 후보는 17.88%를 얻었다.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 전액을 국고에서 돌려받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호남에서 이같이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박근혜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광주 9.83%, 전남 10.0%, 전북 13.22%를 얻어 10%를 돌파한 기록을 깼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의 2022년 3월 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 기록도 가볍게 넘겼다.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5.18을 대한 것이 아니라 서진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마저도 식언을 했다 . 취임사에서 통합이라는 단어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그는 반지성주의와의 싸움을 얘기했다. 결국 조국 추미애와 맞선 1차 쿠데타에 이어 군을 동원한 2차쿠데타로 나라를 극심한 분열로 몰아넣었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