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5.05.14 08:10 ㅣ 수정 : 2025.05.14 08:56
하반기 실적 모멘텀에 재도약 예고 AI·미중 관세 완화, HBM 수혜 훈풍
[이미지=챗GPT 생성]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삼성전자가 미·중 간 관세 합의와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AI(인공지능) 및 고성능 서버 수요 증가에 힘입어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동안 ‘5만전자’에서 횡보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12일 5%대 반짝 급등하자 ‘6만전자’ 탈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삼성전자 주가는 5.11% 올라 5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가 5만7000원대에서 장을 종료한 건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3일(5만7600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 주말 진행된 미·중 제네바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가 훈풍으로 작용하면서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올랐다.
미국은 브리핑을 통해 1차 관세 협상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양국 고율 관세가 유예되는데 향후 90일간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145→30%(기본관세 10%+펜타닐 관세 20%)로 낮추며, 중국은 125→10%로 낮춘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고율 관세가 양국 모두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었던 만큼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데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망 관련해서도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지 않는다며 양국 간의 추가 실무급 협의 개최 가능성도 긍정적 요소였다”고 판단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여기에다 엔비디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비하고자 기존 AI(인공지능)칩보다 사양이 낮은 신형 AI칩을 출시할 것이란 소식이 훈풍을 더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5년 7월 출시 예정인 새로운 AI칩 제품군을 이미 중국 내 주요 고객사들에 통보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AI칩 사양이 낮아질 경우, 상대적으로 구형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사양 HBM이 아닌 기존 HBM3 제품 사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4년부터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인 ‘H20’ 모델에 HBM3 제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과 공급 능력을 고려할 때, 글로벌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하반기 메모리 반등의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도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 추세라고 전망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기술 리더십 상실로 시장 관심이 낮아진 상태지만 여전히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품목을 포함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은 잠재적인 리스크로 지목된다.
또 2분기 말 예상되는 엔비디아 HBM3E 12단 품질 승인 및 엔비디아 신제품 본격 출하 시기 지연 우려 등고 고려 시 6월 이후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관세 불확실성 지속은 밸류에이션 멀티플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현 주가를 감안하면 우려 요소를 상당 부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돼 향후 불확실성의 조기 해소 여부가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의 상승 기울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