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실적 고공행진…케이뱅크 부진에 인터넷은행은 '주춤'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5.26 08:01 ㅣ 수정 : 2025.05.26 08:01

4대 은행 1분기 순익 30% 증가
케이뱅크 부진에 인뱅 2.6%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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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전경. [사진=각 사]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시중은행이 유가증권 수익 확대와 기저효과에 힘입어 1분기 실적 호조를 이어간 반면, 인터넷은행은 케이뱅크의 부진으로 전체 순익이 감소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 따른 일회성 비용 1조8000억원이 제거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으며, 유가증권 운용 수익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이 중 4대 은행(신한·KB·하나·우리)은 3조800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1분기 대비 30.3% 증가했다. 이는 전체 국내은행 순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1분기 신한은행 순이익은 1조1281억원으로 21.5% 늘며 가장 많은 순익을 냈다. KB국민은행은 1조264억원으로 163.5% 급증했고, 하나은행은 9929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63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실적이 줄었지만, 그룹 전체 순익(6156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순익 증가폭은 제한적"이라며 "1분기 실적 개선은 고무적이지만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 때문에 마냥 낙관할 수는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자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원(–0.8%) 줄었다. 이자수익자산은 172조원가량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이 1.63%에서 1.53%로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NIM 하락 폭이 0.1%포인트에 그쳤고,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낮아지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4대 은행의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는 1.45%포인트로,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2조원으로 6.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168.9%) 늘며 수익 방어에 크게 기여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CET1 비율 관리를 위해 자산 성장을 자제하는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의 재조정 효과와 저원가성 예금 증가가 맞물리며 조달 비용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더라도 NIM 하락 폭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며 “NIM 하락으로 순이자이익 증가세는 둔화되겠지만, 비이자이익 확대와 대손비용률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이어진다면 전체 이익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이익 1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아직 공식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금융감독원 잠정치를 기준으로 전년 동기(148억원)와 직전 분기(112억원)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전체 순이익은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케이뱅크가 1분기 순이익 16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507억원)와 비교해 68.2%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20% 줄었고, NIM은 인터넷은행 평균인 2%대에 못 미치는 1.41%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금리 수신 확대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AI 및 인프라 투자, 포용금융 확대 전략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크게 인상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케이뱅크의 핵심 수신처 중 하나인 업비트의 올해 상반기 예치금 규모는 5조3631억원으로 전체 수신잔액(27조8000억원)의 약 20%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권 1분기 순익 증가에 대해 “이자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ELS 배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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