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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재명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이번엔 다를까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이번에도 흐지부지 끝나지 않겠습니까.” 필자가 이재명 정부에서의 가상자산 산업 육성 기대감을 전하자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되물었다. 이러한 냉소는 단순한 비관이 아니다. 반복된 실망이 누적된 끝에 생겨난 학습효과에 가깝다. 선거 기간 마다 내걸린 공약(公約)은 번번히 공약(空約)으로 끝났고, 실현되지 않은 약속은 기대 대신 불신을 남겼다. 그러니 정권이 바뀌어도 질문은 되풀된다. ‘이번엔, 정말 다를 수 있을까.’ 지난 2월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계정 수는 1600만개를 넘어섰다. 중복을 제외하면 1000만명 이상이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가정이 나온다. 성인 4명 중 1명꼴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시장을 떠받칠 산업 기반은 여전히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다. 2018년 이후 수많은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등장했지만 정부는 규제부터 꺼냈다.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제도는 늘 뒷전이었다. 윤석열 정부 역시 ‘산업 육성’을 외쳤지만 결과는 절반에 그쳤다. 해킹 보상과 이상 거래 감시에 초점을 맞춘 ‘1단계’ 투자자 보호법은 가까스로 통과됐지만 산업 설계를 위한 ‘2단계’ 입법은 끝내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숙원 과제였던 토큰증권(STO) 법제화조차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산업 육성책이 지연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와 학계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핵심엔 금융당국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해 있다. 자금세탁 방지와 거래 투명성 확보 등 기본 신뢰조차 확보되지 않았다는 판단은 산업 전반을 ‘잠재 리스크’로 규정하게 했다. 그러니 정부는 산업을 키우는 대신 사전 차단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테다. 불신을 방증하는 대표적인 예가 외국인·기관 투자자에 대한 진입 제한이다. 현재 외국인은 거래 자체가 막혀 있으며, 거래 규모가 큰 일반 법인의 거래 역시 사실상 불가능하다. 육성을 외치면서도 산업의 입구조차 닫아놓은 셈이다. 이는 국제 자금 유입은 물론 국내 시장의 정상적인 유통과 확장조차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정부는 연내 단계적으로 법인 거래를 풀어준다는 방침으로, 업계는 “예정대로 꼭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 사이 세계는 나아갔다. 미국과 유럽은 강력한 감독 시스템을 바탕으로 산업을 제도권에 편입시키며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했다. 일본과 홍콩은 민간 주도의 디지털 자산 육성 정책으로 경쟁력을 키워갔다. 지난달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가 “세계 주요국이 디지털 자산 허브를 향해 뛰고 있지만 우리는 방향도 속도도 아쉽다”고 꼬집은 이유다. 하지만 ‘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디지털 자산을 명확히 ‘산업’으로 규정하고 육성 기조를 공식화했다. 2단계 법제화를 필두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과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도입, STO 법제화 등 주요 정책은 이전 정부와 유사하지만, 실행 의지만큼은 다르다는 평가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위원회의 인적 구성이다. 실무에 밝으면서 시장 친화적인 인사들이 전면에 포진했다. 규제가 아닌 산업 생태계 설계에 방점을 둔 진용으로,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 이는 단순한 인사 변화가 아니다. 가상자산을 ‘통제 대상’이 아닌 ‘디지털 경제의 기반 인프라’로 다루겠다는 정책 전환의 신호다. 정권 차원의 첫 실질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건 또다른 선언이 아니다. 말이 아닌 ‘실천’, 의지가 아닌 ‘결과’로 말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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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융사고 나 몰라라"…은행권 배상책임 강화 실효성 있어야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비대면 금융거래가 급증하면서 보이스피싱·스미싱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사고로 인한 금전 피해 발생 시 소비자가 피해 금액을 고스란히 돌려받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을 개선해 무단이체 피해를 입은 금융소비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권과 제2금융권은 자율적으로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제3자에 의한 무단이체 등 금전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 일부를 배상하고 있다. 히지만 ‘자율배상’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은행권에서는 2244건의 배상 상담이 이뤄졌으나 배상 신청 건은 433건, 실제 배상이 이뤄진 사례는 41건에 불과하다. 배상 신청건 가운데 책임분담제 심사 대상은 183건, 심사 완료 109건 중 최종 배상이 이뤄진 것이 41건으로 1건당 평균 배상금은 412만원으로 집계됐다. 배상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6일이었다. 배상 신청건 중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250건을 살펴보니 피해자가 직접 이체했거나 로맨스 스캠, 중고 사기 등으로 인한 사례다. 또 심사가 완료됐지만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건은 소비자의 중대한 과실 때문이라며 은행이 책임분담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비대면 금융사고에 대한 은행의 배상 사례가 일부인 것은 애초에 대상자가 제한적인데서 기인한다. 정교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 속에서 대부분의 피해자는 사칭 전화나 문자에 속아 직접 돈을 이체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가족이 사고를 당했다거나 어려움에 처해 있어 도움이 시급하다는 등의 감정적 허점을 노린 범죄 수법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빈번하다. 그러나 이 경우 ‘제3자’에 의한 금융사고가 아닌 고객 ‘스스로’ 이체한 것이기에 애초에 자율배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처럼 돈을 잃은 피해자들은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속아서 돈을 보냈다는 자책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감원이 비대면 금융사고 보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은행권의 적극적인 책임 분담과 사고 예방 노력에도 더욱 무게를 두겠다고 한 것이다. 금감원은 그간 유사한 사고패턴에도 책임분담기준을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은행별로 편차가 컸다고 지적했다. 은행별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실적이나 사고 발생 이루 대응조치에 부족한 점이 있음에도 책임분담 시 이를 적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최장 307일까지 소요된 처리 기간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비대면 금융이 빠르게 일상화되는 시대,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소재와 배상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명확한 금융소비자의 잘못까지 무분별하게 은행권에서 떠안으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도적 미비로 인해 피해자가 ‘이중고’를 겪는 현실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피해 발생 후 책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금융의 기초는 소비자의 신뢰다. 유명무실한 제도가 아닌 실효성 있는 금융사고에 대한 소비자 보호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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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백종원 대표님, IPO는 소꿉장난이 아닙니다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외식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가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월부터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빽햄 가격 △감귤맥주 재료 함량 △농약 분무기 사용 △디저트 곰팡이 등 대내외적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리스크로 인한 여파는 고스란히 가맹점에게 쏠렸다. 금융감독원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카드사 4곳(삼성·신한·현대·KB)의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브랜드인 홍콩반점 가맹점의 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 2월 7453만원에서 지난달 6072만원으로 약 18.5% 줄었다. 또 같은 기간 새마을식당은 9945만원에서 8190만원으로 17.6% 감소했다. 그나마 더본코리아 전체 프랜차이즈 중 매출 비중이 높은 빽다방은 3월 일평균 매출이 4억3876만원으로 전월 대비 11.8% 증가했지만, 지난 4월에는 전월 대비 1.9% 성장에 그치는 등 증가세가 주춤했다. 또 최근에는 MBC 교양 PD 출신 김재환 PD가 백종원 대표의 방송사 갑질과 대패삼겹살 개발 진위여부 등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백종원 대표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나는 IPO, 주식 등 상장과 관련된 부분은 잘 모른다. 지금은 점주님들 상황을 빨리 타개해 나가는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다. 백 대표의 발언은 표면상 점주들의 피해 회복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여지나, 반대로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상장사 대표의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읽혀질 수 있다. 앞서 백 대표는 지난 3월 28일 개최한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상장이 처음이라 실적만 올리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며 “그냥 해외시장에 잘 보이기 위한 면허 정도로 여겼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기업공개(IPO)에서 대부분의 새내기 상장사가 한파를 겪었던 것에 비해 더본코리아는 상장 첫날 6만4500원까지 올랐다. 시총도 당일 종가 5만1400원 기준 7436억원에 육박하는 등 백종원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더본코리아의 밸류에이션은 상승했다. 그만큼 백 대표의 이름값이 주는 경쟁력과 신뢰가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발휘됐다. 그러나 더본코리아의 시총은 26일 기준 약 3700억원 수준이다. 고점 기준 정확히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처럼 회사 사정이 처참한 상황에 주식, 주가, 주주가치 제고를 잘 모른다는 백 대표는 왜 IPO를 진행하고 코스피에 상장을 추진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업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의문점을 제기하면서 무리수라는 평가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장도 보유하지 못하고 내부 인력의 경쟁력도 부족한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점에 의아했다”며 “더본코리아 상장으로 누군가 이익을 봤을 것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더본코리아 상장으로 이익을 본 곳은 우선 상장주관사다. 공동대표 상장주관사로 나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인수 수수료로 각각 35억2512만원, 13억7088만원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최대 이익을 본 주체는 더본코리아 최대 주주인 백 대표다. 1분기 기준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879만2850주(지분율 59.7%)를 보유한 절대적인 대주주다. 더본코리아의 공모가 3만4000원 기준으로 보면 상장 직후 백 대표는 약 299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또 있다. 백 대표의 보유 주식 중 일부분이 보호예수기간이 6개월밖에 설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호예수는 주식의 대량매도로 인한 주가 폭락 및 차익 실현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하지만, 대주주인 백 대표는 보유 주식 263만7855주를 6개월 만에 시장에 매도할 수 있게 설정했다. 보호예수기간이 끝나가던 5월 2일 종가 2만6950원 기준 백 대표가 263만7855주를 시장에 던졌다면 약 711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일 논란이 없었더라면 백 대표가 보유 주식 매도를 추진했을지도 모른다. 또 그로 인한 주가 변동이 더본코리아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지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유가증권시장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백 대표의 입장과는 사뭇 차이가 있어보인다. 백 대표는 그동안 골목식당에 참여한 자영업자들에게 ‘이렇게 장사하는 것은 소꿉장난이에요’, ‘장사의 기본이 안 되어있어요’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본인의 프랜차이즈 운영에 대해 외식업을 모르는 가맹점주에게 ‘일종의 과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 대표의 현재 불거지는 논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IPO를 추진하면서 상장에 대한 충분한 과외를 받지 않았는지, 기업 대표로서 IPO가 애들 소꿉장난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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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 배워야 할 대한민국 대선판
[부산/뉴스투데이=김영남 선임기자] "아따 마 정신 사나버라......" 이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표준말로 굳이 옮긴다면 "정신이 없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요즘 부산 출근길 풍경은 그야 말로 혼돈이다. 여야 각 캠프에서 대선후보들의 홍보음악과 캠프 관계자들의 연설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고 하지만, 출근길 시민들의 눈과 귀는 선거운동 홍보로 이미 많이 피곤한 상태다. 출근길에서 기자와 마주한 한 시민은 "아침 출근 때마다 같은 자리에서 저렇게 시끄럽게 음악을 트니 정신이 없어서 미칠 지경이다. 빨리 대통령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며 "선거철에만 저렇게 읍소하고 뽑아달라고 하지 끝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몰라할 게 뻔한거 아닌가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애당초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품지 않는다. 요즘 부산 공약들 보면 예전에 나왔던 공약도 있다. 왜 같은 공약이 나오겠는가? 그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슨 공약 재탕도 아니고 매번 같은 공약으로 현혹하는 게 이제는 좀 피곤할 지경이다"고 하소연 했다. 혹자는 기자와 출근길 인터뷰를 한 사람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그렇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그 시민의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갖기 전까지의 그 시민의 절망감이 기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몇해 전 초등학교 딸의 반장선거가 기억난다. 반장선거에 출마하는 딸은 며칠전부터 학급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고민을 하면서 엄마와 의견교환을 했다. 당시 기자는 딸의 "아빠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기습 질문에 "친구들이 원하는 걸 다 들어준다고 해"라며 다소 무성의 하게 답해 딸의 화를 불러 일으켰던 적이 있다. 당시 딸의 화를 불러일으킨 원인의 핵심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초등학생의 판단에도 원하는 걸 다들어주는 공약은 '거짓'이었다. 부산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대선후보들은 저마나 부산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부산 민심 공략을 위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해양 수도 부산'이라는 청사진을 구체화 시키는 공약들이 바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을 통한 부산을 물류 중심지로 육성, 해사법원 신설, 해양 공공기관과 해운기업 HMM 본사 부산 이전, 해양 금융 활성화 등이다. 김문수 후보는 산업은행 부산이전,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그린벨트 해제 권한 부산시장 이양, 부산지역 대학 지원 강화 등을 내세웠다. 이준석 후보는 '아시아 금융 허브 특별법' 제정으로 국내 증권사와 해외 금융사를 부산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은 현재 부산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잘 담고 있다. 그런데 공약은 실행이 돼야 의미가 있는 것이고 실현 없는 공약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후보들이 거짓말 공약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치인의 말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그래서 정치인의 입은 천금처럼 무거워야 하며 한 번 뱉은 말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을 지지 못할 때 사람들은 정치인의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최근 부산 대선판이 HMM 이전 공약 철회설 소동으로 잡음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이 HMM 본사 부산 이전 공약을 철회했다는 일각의 제기가 있었고 민주당 선대위 측이 즉각 HMM 부산 이전은 공약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공약 실천 여부는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와 진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유권자가 신뢰할 수 있고 표심으로 이어진다. 급하게 표를 얻기 위해 또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 맞춤형 공약은 오히려 해당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시 딸의 반장선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딸은 결국 반장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시 공약은 딱 하나였다. 학급 친구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힘쓰겠다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질문하면 최선을 다해 가르쳐 주겠다고 공약했다. 딸은 당선 후 그 약속을 지켰고 후회없는 반장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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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삐 풀린 가계대출…금리 붙잡기에만 매달려선 안 돼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4%대로 유지하며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실제 대출 억제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대출 수요를 잠재우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가계부채를 제대로 관리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불과 보름 만에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돈을 빌려 주택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을 사들이려는 레버리지(차입) 투자‘ 수요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743조848억원이었던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745조9827억원으로 2조8979억원 늘었다. 만약 월말까지 이런 속도로 대출 잔액이 늘어난다면 총 5조8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8월 9조6259억원 이후 전달 대비 가계대출 증가폭이 최대 규모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그간 은행권에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지 않도록 관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은행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낮아졌음에도 4%의 대출금리를 유지해왔다. 금리를 낮추면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는 더 이상 금리만으로는 대출 수요를 억제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금리보다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 환경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달 가계대출 급증은 지난 2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2~3월 사이 이른바 ’영끌‘을 통한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4월부터 본격으로 가계대출 잔액 급등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되려 대출 수요를 키우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할 예정인데 이 경우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대출로 투자하는 '빚투' 수요도 가계대출 증가세에 불을 붙였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불안으로 국내외 주가가 출렁이자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대출 증가세는 금융당국이 높은 금리를 유지해 단순히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방식보다는 대출 심사 강화 등을 통해 가계대출의 내실을 높이고 관리하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일례로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 중 하나로 금융권의 여신심사 및 관리체계 점진적 개선을 제시했다. 대출자의 소득·재산·신용도 등에 따라 보다 정교하게 대출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막연히 대출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고 관리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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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재명 후보 ‘커피 원가 120원’ 발언…정책 의도 왜곡된 채 정치 공방으로 확산
[전북/뉴스투데이=구윤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군산 유세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수익구조 현실을 언급하며 발언한 '커피 원가 120원' 표현이 정치권에서 의도와 다르게 소비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발언의 본래 취지는 자영업자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방향에 있었음에도, 일부 정치권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발췌 인용을 통해 공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는 군산 유세 현장에서 “5만원 주고 땀 흘리며 닭죽 한 시간 고아 팔면 3만원 남는다. 그런데 커피 한 잔은 8천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 120원이더라”고 언급했다. 이는 고강도 노동에 비해 수익이 저조한 자영업 구조를 지적하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갖춘 사업 환경으로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후 논란이 일자 이재명 후보는 TV토론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커피 원가 얘기를 한 것은 그 원재료 값이 이만큼밖에 안 드는데, 시설 잘 갖춰서 팔면 다른 전업하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이 이야기를 한 것인데 이것을 왜곡해서 공격한 것”이라며, 본래 맥락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일부 세력의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전체 비용이 아니라 원재료만을 언급한 것”이라며 수치 자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허위로 인용하며 악의적으로 확대 재생산한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무고’로 맞고발을 예고하면서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정작 자영업자 보호라는 정책적 메시지는 묻히고 발언 일부만을 부각한 공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당한 정책 논의가 실종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 구조를 정비하고 자영업의 공정성과 생존 기반을 확보했던 이력이 있다. 당시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불법 시설 철거 후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사례를 만든 바 있다. 이 후보의 커피 예시는 이와 같은 정책성과를 바탕으로 제시된 대표적인 비유였다는 분석이다. 전북 지역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발언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일방적인 비난보다는 해석의 여지를 인정하는 반응도 나타난다. 전주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원가 120원이라는 말이 현실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 맥락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고마운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정치인이 이렇게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현실 개선을 이야기한 건 오히려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군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또한 “우리는 매일 매출과 비용을 계산하며 하루하루 버티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자영업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이 후보가 직접 자영업 수익구조의 현실을 꺼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이 숫자 자체보다는 민생을 직접 언급하고 문제를 구체화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정책 후보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유세 현장에서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단지 상징이나 구호가 아닌 '수익률 구조'라는 실질적 기준으로 설명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번 논란은 발언의 진의가 어떻게 왜곡되고 정치적으로 소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한 수치 하나가 쟁점화되는 구조 속에서 오히려 실질적 민생 정책과 문제 해결 의지가 묻히는 것이야말로 더 큰 손실이라는 목소리가 지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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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명품백 가격횡포, 과시욕보다 현명한 소비 필요
-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관세는 낮아지고 원화 값은 강세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업체들은 매년 가격 인상을 기습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11월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지갑, 핸드백 등 40여종의 가격을 2~20% 가격을 올렸다. 10월에 서프백의 가격을 17% 올린 지 한 달도 안 돼서이다. 지난해 2월 이후 샤넬은 총 다섯 번째 가격 인상을 했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구찌도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 핸드백과 지갑 등의 가격을 올렸다. 까르티에, 불가리, 티파니 등 고급 보석 브랜드도 4~22%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이유는 매번 비슷하다. 원자재 값 인상, 본사 지침에 따른 것, 물류비, 인건비 등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지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격 인하 요인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관세가 줄었다. 2011년부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며 의류 13%, 구두13%, 가죽가방 8%씩 부여하던 관세가 단계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7월부터는 핸드백에 부여하는 관세가 기존의 4%에서 2%로 절반으로 내렸다. FTA 체결 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스위스와 홍콩 등 EU 밖 국가에서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경우는 관세 혜택을 못 받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을 프랑스에서 생산하고 선적하는 샤넬 역시 관세 혜택 이후에도 계속 가격을 올려왔다. 또 하나 가격 인하 요인으로 봐야 할 것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 6월 1142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만 거듭해 24일 기준 1059원이다. 즉 환율이 떨어졌음에도 샤넬과 페레가모 등은 오히려 핸드백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반영되는 데는 6개월 이상 걸린다”고 주장한다. 환율을 반영한다면 환율이 떨어질 때 명품 브랜드에서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명품 브랜드에서 환율 하락을 이유로 가격을 내린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백화점 입점 수수료가 낮다. 10월 국정감사 때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이 내는 백화점 수수료는 10%다. 국내 브랜드가 내는 35~40% 수수료와 비교 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가 국내에서 배짱영업을 하는 것은 가격을 아무리 인상해도 수요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원 관계자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이라며 “그만큼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소비자가 선택 할 것이고, 아니면 외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한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도 “더 값이 오르기 전에 사는 것이 이득이다. 신제품을 사용하고 나중에 중고로 팔아도 손해가 없다”며 백테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소비자의 책임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중고 명품 제품이 불과 1, 2년 전 새 상품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에 되팔리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명품 업체들의 매출에 있어 한국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장사를 하는 명품 업체들은 좀 더 한국에서 판매가격에 솔직해 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소비자들도 과시욕에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닌지, 합당한 가격에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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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망가진’ 전지현의 브라운관 복귀가 반가운 이유
- ▲ 전지현 [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뉴스투데이=김숙희 기자) 전지현의 브라운관 컴백, 무려 14년만이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 그대’)로 오랜만에 브라운관 복귀한 전지현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신기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도둑들’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우어진 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압도한 그는 단 첫 회 만에 보기만 해도 설레는 예쁜 외모에 반전 있는 코믹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별 그대’는 400년 전 외계에서 온 남자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방지축 여자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가 그려가는 팩션 로맨스드라마로 독특한 설정이 가장 먼저 이목을 집중시킨다. 진부했던 여타 ‘로코’와는 달리 판타지 요소를 가미, 액션, 사극 장면이 더해져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드라마의 ‘신선도’를 높였다. 여기에는 전지현의 몫이 상당하다. ‘청순미의 대명사’ 전지현의 백치미로 웃음폭탄을 선사했다. 매니저에게 모카라떼를 사오라고 시킨 뒤 SNS에 인증사진과 함께 “문익점 선생님이 왜 모카씨를 숨겨 들어왔는지 알 것 같다. 문익점 선생님 땡큐”라며 모카와 목화를 혼동하거나, “갈릭 피자에서 이상하게 마늘 냄새가 난다”라며 갈릭이 영어로 마늘이라는 것을 몰라 ‘무뇌아’라는 악플에 시달리면서도 전혀 부끄럼 없이 오히려 당당한 그녀의 모습에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낸다. 밤새 큰 소리로 고음을 자랑하는 소찬휘의 ‘Tears’를 부르며 헤어드라이기를 들고 춤까지 추는 전지현은 옆집 남자 도민준의 호통에 분노를 표출하다가도 급 우울해져 그칠 줄 모르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등 ‘진상녀’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주어 온전히 ‘배우 전지현’으로 돌아온 그의 모습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졌다. 덕분에 동시간대 첫 방송된 SBS ‘별에서 온 그대’와 MBC ‘미스코리아’ 맞대결에서 각각 15.6%, 7.0%를 기록, ‘별에서 온 그대’가 압승을 거두는 동시에 14년 만에 TV에 나온 전지현의 성공적인 복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이제 TV에 나온다. 주위에 자랑했다”라며 본인조차 설레어 했던 전지현 만큼이나, 시청자들 역시 그의 브라운관 컴백이 이토록 반가울 수 없다. 굵직굵직한 배우들이 모두 스크린에만 ‘올인’하는 현상을 보여 좀처럼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요즘 작년 ‘도둑들’로 성숙한 연기를 보이며 호평을 얻었던 전지현이 한층 성숙하고 더욱 엽기발랄해진 모습으로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일뿐더러, 매주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별 그대’를 시청할 팬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안하무인 톱스타 천송이를 통해 실제 여배우들의 고충과 한류 배우로서의 자신감 있는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서 결코 ‘결혼한 아줌마’로 보이지 않는, 여전히 남심을 흔드는 매력적인 여배우로 등장했다는 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통 결혼 후 여배우들이 실제 연기 생활에 있어서도 결혼한 아줌마 역할이나 아이 딸린 여자로 출연하는 경우가 상당한데 반해 전지현은 미혼인 매력적인 톱스타로 출연, ‘엽기적인 그녀’ 때의 풋풋함은 없을지언정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와 몸매를 뽐낼 수 있는 자신감을 보였다. 또 한참 어린 후배 김수현과의 투 샷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으로 ‘도둑들’에서 못다 이룬 사랑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와 최강 비주얼 커플로 앞으로 있을 두 배우의 케미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기도. 물론 성공적인 출발을 한 만큼 총 20부작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첫 출발은 ‘합격’을 넘어 ‘대박’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속자들’의 인기를 이어 받아 앞으로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며, 앞으로 보여줄 김수현과의 호흡과 또 어떠한 모습의 천송이로 분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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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고가 패딩 ‘명품 상술’, 미소 짓는 수입업체
- ▲ ADD, ADD, BOSS orange women 패딩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지난해 1월 2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설 연휴 첫날 청와대 인근인 종로구 통인시장을 찾아 손주들에게 과자와 떡을 사주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속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손주가 입고 있는 하얀색 패딩과 검은색 털 패딩이었다. 네티즌들은 즉각 “가격이 200만~300만 원 정도인 이탈리아 몽클레르 제품”이라고 지적하며 고가 패딩 논란이 일었다.최근 경기 불황에도 몇 백 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패딩(다운재킷)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00만 원이 넘는고가 패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일부 수입제품의 경우 산지에 비해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며 유통업체들이 지나치게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 손주가 입어서 논란이 되었던 몽클레르 패딩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로 해발 6000~8000m에 오르는 전문 산악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몽클레르 패딩에 사용되는 거위 털은 직접 기른 거위의 털을 사용하고, 털을 뽑는 것을 모두 수작업으로 하고 있으며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하고 있다. 패딩의 가격은 150만~300만 원대이고, 웬만한 밍크코트 보다 비싼 1000만 원대 고급라인도 있다.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논란이 있고 난 뒤, 프리미엄 패딩이 대통령 가족이나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입는 옷으로 인식이 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 인기에 프리미엄 패딩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해외 제품들의 국내 진출도 잇따랐다. 몽클레르를 비롯해 캐나다구스, 에르노, 노비스, 무스너클, 피레넥스 같은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패딩이 지금은 “없어서 못 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여름인 8월부터 판매를 문의해 온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면서 “인기 있는 프리미엄 패딩들의 경우 기본 사이즈는 겨울이 오기도 전 이미 품절됐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도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를 보름 만에 무려 4억 원어치나 판매했다. ▲ 몽클레르 현지 국내 가격 비교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아동에게까지 고가 브랜드를 고집하며 입히는 부모에게 과소비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나왔지만,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고가의 패딩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많이 누그러진 것처럼 보인다. 과연 이러한 고가의 명품 패딩의 가격은 적당한 것일까? 몽클레르의 회장 겸 프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레오 루피니’회장은 몽클레르의 패딩이 일반 패딩보다 3~4배 이상 비싼 이유에 대해 “첫째 수입해 들어왔기 때문이고, 둘째는 거위털 뽑는 걸 모두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오래 두고 꺼내 입을 수 있는 제품이라 비싸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몽클레르를 수입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일부 품목만 이탈리아 현지 가격과 국내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일 뿐 대다수 제품은 30% 정도 비싼 수준인데 물류비와 세금을 계산하면 비싼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러한 답변을 들어도 일부 제품의 경우 산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보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나라의 중저가 제품과 해외의 프리미엄 패딩이 질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업체의 고가품 선호를 부추기는 상술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과연 그 가격을 받아야 할 정도로 품질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 몽클레르 아동 패딩 [사진=몽클레르 홈페이지]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이 가진 돈으로 자유롭게 소비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이다. 하지만 고가의 제품이 더 좋은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과시욕, 상대적인 우월감으로 소비를 한다면 유독 한국에서는 비싼 제품이 잘 팔린다며 고가 마케팅하는 해외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프리미엄 패딩의 열기는 비단 패딩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 패션시장의 활성화와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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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연예인 불법도박에 누드사진까지, ‘담담’한 대중들
- (뉴스투데이=김숙희 기자) 연예인 불법도박, 여가수 누드 사진 유출, 파산, 음주 운전 사건 등 연이은 연예계 소식에 대중들은 ‘담담’하다. 매년 11월마다 찾아오는 ‘연예계 11월 괴담’에 어김없이 스타들의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다. 최근 방송인 이수근, 붐, 토니안, 탁재훈, 양세형, 앤디 등 불법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연이어 터지고 있고, 가수 에일리는 누드 사진 유출로 연예인이기 이전에 여자로서도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방송인 윤정수는 10억 원의 빚을 갚지 못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으며, 음주 단속 적발로 면허 취소된 래퍼 주석과 술을 마신 뒤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개그맨 이원구 등 불미스러운 일로 연예계는 조용할 날 없다. 그러나 대중들은 담담하다. ‘또?’, ‘이번엔 누구?’라는 식의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 되는 연예계의 이런 사건 사고에 대중들은 오히려 미지근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어느새 하나의 일상처럼 인식되어 지고 있는 것이다.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유명 연예인들의 불법 도박 소식은 대중들을 실망감과 큰 배신감을 안기고 있다. 특히 스타가 되기 위해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하며 눈물을 보이는 가하면 ‘국민 일꾼’이라는 타이틀로 프로그램을 위해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 오랜 연예인 활동의 화려한 모습과 달리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무단히 애쓰고 있는 등 공인으로서 귀감을 샀던 연예인들의 이 같은 행보에 대중들의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또한 앞서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신정환, 김준호, 김용만이 해왔던 것처럼 이번 역시 자숙의 의미로 사과와 더불어 방송 하차의사를 밝혀왔다. 이처럼 의례 있었던 일처럼 당연한 수순과 같이 여겨지고 있는 ‘연예인 불법 도박’ 사건. 하지만 자숙의 의미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 ‘방송 잠정 중단’은 무책임한 방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자 연예인의 누드 사진 유출 사건 역시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이번엔 에일리 누드 사진 유출로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순식간에 퍼진 데뷔 전 누드 사진은 사실 미국 거주 당시 미국의 유명 속옷 모델 캐스팅 제의를 받아 카메라테스트용이라는 명목 하에 촬영된 사진이었다. 그러나 전 남자친구가 유포한 사진이라는 주장과 아니라는 엇갈린 주장에 사건은 점차 진실공방전으로 확대되었고, 에일리는 하루아침에 잘잘못을 떠나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피해자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들은 이러한 사건이 꼬리표처럼 평생 따라다닐 것이며, 그 부분까지 모두 떠안고 가야할 안타까운 사건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듯하다. 호기심어린 시선 아닌, 그녀가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은 있는가. 고작 24살이다. 진실 공방전으로 이어진 ‘누드 사진 유출’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에일리는 활동 중단보다 예정된 스케줄 소화를 선택하며 당당한 행보로 꿋꿋이 견디어 내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자신에게 쏠릴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 이상 숨지 않겠다는 용기 있는 선택에 대중과 언론은 오히려 박수를 쳐주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엄청난 수입으로 으리으리한 집을 공개하며 몇십개의 통장을 자랑했던 방송인 윤정수가 하루아침에 10억 이 넘는 빚으로 파산 신청을 했다. ‘파산 신청’이라는 타이틀보다 그가 겪었던 실패담에 희망을 잃지 않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음주 운전 사건’ 역시 되풀이 되는 대표적인 연예계 사건 중 하나로, 이제는 시시한 사건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사실도 반성해야할 시점이 온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해결책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프로포폴 연예인, 성폭행 논란 등 의례 있었던 일처럼 사건, 논란에서부터 잠정 활동 중단 등 당연한 수순과 같이 여겨지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인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대중들 역시 반복되는 연예인들의 잘못에는 좀 더 따가운 질책이, 피해자가 논란의 대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는 올바른 인식으로 대처해 악순환되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하는 인식 변화가 시급할 것으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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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창작뮤지컬은 왜 ‘김광석’을 택했나
-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故김광석이 뮤지컬 무대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13년도 창작뮤지컬에는 유난히 영원한 가객 ‘김광석’에 이름이 많이 보인다. 올해에만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디셈버’ 등 김광석의 노래로 엮은 주크박스 창작뮤지컬이 세 편이나 관객을 만났기 때문이다. 1996년 우리 곁을 떠난 김광석을 16년이 지난 현재, 뮤지컬 무대로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국내 뮤지컬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웬만한 브로드웨이 히트작은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대극장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 화려해진 겉모습에 ‘공연계 호황’을 운운하지만 사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격할 만큼 화려해진 대형 뮤지컬은 ‘실력’보단 ‘화제’가 될 배우를 선정하기 급급하며, 새로운 뮤지컬을 찾기보단 기존에 성공작을 되풀이하기에만 열중한다. 이런 노력(?)으로 얻은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의 관객 독점은 소극장 공연과 창작뮤지컬을 더욱 죽이고 있다. 그렇게 숨을 죽였던 창작뮤지컬이 선택한 카드가 바로 故김광석이다. 먼저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하고, 잊을 만 하면 새롭게 회자되고 있는 김광석의 노래는 김광석이 활동했던 그 시절에 세대부터 현재 젊은 층까지 넓은 관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또한 익숙한 노래로 만든 뮤지컬 넘버는 뮤지컬에 취미가 없던 관객까지도 객석에 앉힐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기존 김광석의 곡들이 뮤지컬 무대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또 어떤 이야기를 실어 부를지 그 기대감과 궁금증도 자못 상당하다. 이미 관객들에게 친숙한 노래들이라 할지라도 뮤지컬 무대에 올리기 위해선 반드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더라도 김광석의 노래는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그의 노래는 귀로 감성을 전하는 동시에 스스로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와 있던 한 사람의 노래로만 뮤지컬을 제작하기란 여간 쉬운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이 더 수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뮤지컬에서 故김광석을 찾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작단계에서부터 내재되어 있는 여러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높은 기대 탓에 생기는 ‘부담’이란 단점도 동시에 안고 있다. 하지만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던 창작뮤지컬을 살리기 위한 하나의 대안임에는 분명하다. 김광석이 창작뮤지컬계에 진정한 히든카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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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아이돌 음악’에 지치다
- ▲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숙희 기자)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똑같은 형태의 되풀이되는 음악. 아이돌 음악에 대중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공중파, 케이블 등 가요음악 프로그램에는 ‘아이돌 음악’으로 가득하다. 10대 위주의 아이돌 그룹들이 떼지어 우르르 나오는 현상은 세월이 지난 지금 별반 다르지 않다. 얼추 비슷한 스타일로 포장된 아이돌 그룹은 매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이렇다 할 특색을 찾기란 어렵다. 최근 헬맷을 쓴 채 육기통 춤으로 대중들의 폭넓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크레용팝’을 제외하고는 멤버 이름은 물론 그룹 구별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가 현재 아이돌들의 현실이다.특색 없는 아이돌 대거 출연에 이들이 보여주는 음악 또한 비슷하다. 아이돌 음악은 과거 컴백과 동시에 1위에 오르며, 오랜 동안 음악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던 것과 달리 점차 외면 받고 있다. 대중들의 시선을 압도했던 화려한 아이돌의 퍼포먼스도 이젠 식상할 정도. 때문에 컴백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반짝’ 수준의 등장이 전부가 되어버린 아이돌 음악은 쉽게 대중들에게 잊혀 져 가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한국 대중음악가요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하다. ‘아이돌 음악’에 편중되어 있던 한국 대중음악의 문제가 고스란히 노출된 결과이며, 좀 더 다양하고 폭 넓은 음악에 힘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반복 재생되는 ‘아이돌 음악’에 지칠 대로 지친 대중들은 오히려 과거 대중가요 듣기에 집중하고 있다.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 ‘퍼펙트싱어’ ‘나는 가수다’ 등 과거 음악을 다시 꺼내어 부르는 음악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흘러간 음악들로 귀를 달래고 있는 중이다. 돈벌이에 급급한 ‘한류’에 치중되어 있는 음악에 지칠 대로 지친 대중들로 인해 한국 대중음악의 설자리를 잃고 있는 요즘, 어느새 대중음악의 선두주자가 되어버린 아이돌 스타들은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연기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급한 가요계는 공석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음악으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채워줄 가수들의 무한한 도전이 필요한 시점에 계속해서 똑같은 음악을 추구하는 ‘아이돌 음악’이 아닌, 좀 더 다양하고 오랜 동안 찾아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져 나아가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간 보여 지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의 음악이나 마니아층이 두텁지만 방송 프로그램에서 외면당했던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연결 통로가 마련되어 음악의 다양성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게끔 하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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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부산국제영화제 ‘화려함 속의 얼룩’
- ▲ 부산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사진=박수연 기자] (뉴스투데이=박수연 기자)지난 3일 막이 오른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화려함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18회를 맞은 이 영화제는 이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규모로 성장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해외 필름 비즈니스 기업들이 부산으로 몰려들고 있다.BIFF 초창기 부산을 찾던 젊은이들은 어느새 중년이 되어 영화를 관람하러 오고, 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 이제는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스크린 축제 마당이 됐다. ▲ 더엑스 포스터[사진=박수연 기자]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얼룩들이 감춰져 있다. 지난 5일 벌어진 ‘강동원 사태’가 대표적. 강동원의 영화제 불참을 놓고 소속사 측과 BIFF의 이야기가 달랐다. 당초 BIFF는 개막식 당일 예정됐던 강동원의 관객과 대화 행사 불참 사실을 밝혔고, 이에 강동원 소속사 측이 “레드카펫에 서지 않을 거면 오지 말라”는 말을 영화제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논란이 확대되자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CGV 측으로부터 개막식 당일 강동원이 CGV 센텀시티에서 열리는 기술 시사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속사에 ‘개막식 안 올 거면 기술 시사에도 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며 “강동원 소속사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해명했다.BIFF측에서 기술시사에 참여하려던 강동원을 개막식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오지 말라고 한 것은 일방적인 통보였고 배려가 전혀 없었다. 강동원은 스타이기 전에 한 초청작의 배우인데 양해를 구하기보다 BIFF측은 스타의 오만함이 문제라 내세웠다. 강동원이 출연한 ‘더 엑스’영화 관계자는 애초부터 강동원은 오지 못한다고 약속을 한 상태지만 관객을 위해 영화제를 기꺼이 찾은 것인데 이런 대접을 받아 안타깝다 전했다. ▲ BIFF매표소[사진=박수연 기자] BIFF의 무책임함은 그 뿐이 아니었다. BIFF는 외국작품의 영화제목을 담당 프로그래머들이 직접 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청작이었던 ‘자두치킨’은 우리나라에서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이라는 제목으로 개봉 했다. 영화의 내용은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자신의 영혼과도 같던 바이올린이 망가지자 그와 같은 악기를 구하려다 자살을 결심하고 죽기까지의 일주일을 그린 영화다. ‘자두 치킨’이라는 제목에서 그 영화를 추측 하는 것은 무리였다. 영화의 제목이 ‘자두 치킨’인 이유는 바로 영화 속에서 그 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이란 제목은 그 영화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 그 제목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제목은 그 영화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하다. 제목만을 가지고 무책임 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BIFF를 오랫동안 즐겨온 사람들은 영화제를 즐기는 방법이 있다. 직장인들은 소중한 월차를 이용하기도 하고 학생들은 수업을 빼먹으며까지 열정적으로 영화제를 찾는다. 그들은 프로그램북을 들고 꼼꼼히 읽으며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들을 찾아본다. 동시간대의 영화일 경우 순위를 정하기도 한다. 그렇게 정하고 나면 자신이 원하는 영화의 표를 사기위해 새벽같이 매표소로 향한다. 줄을 서기 위해서 이다. 심지어 전날 밤부터 돗자리를 깔고 자면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게 힘겹게 영화표를 구하여 영화를 보면 그 중 몇몇 관객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극장을 나온다. 자신이 생각했던 영화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오로지 프로그램 북의 설명을 통해 영화를 골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영작의 수준과 질이 높아 실망을 안겨주는 일은 거의 없으나 무책임하게 영화설명을 적은 관계자한테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BIFF가 이젠 외향적 성장보다 허술한 문제점을 보완, 완성도 있는 영화제로 커 나가야 할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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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쏟아지는 서바이벌… 창작의 부재
- (뉴스투데이=백수원 기자) 최근 공중파 방송국과 케이블 방송국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이 단순한 관객의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브라운관의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간접경험에서 직접경험이라는 매력 하나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던져 주는 한편 1등과 탈락자가 명백히 가려지는 ‘서바이벌’에 ‘도전’과 ‘성공’이라는 것에 묘한 감동과 전율에 대리만족하고 있다.이러한 열풍에 힘입어 ‘서바이벌’을 포맷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봇물이 터지듯 하고 있다. 가수 오디션은 기본이요, 패션디자이너, 패션모델 등을 뽑거나 각 분야의 재주와 재능, 끼 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탤런트(talent) 오디션까지 등장했다. 일반인들이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처럼 당분간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양적 팽창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일부 프로그램이 창의성 없이 ‘비슷하게’ 따라 하는 모방이거나 아니면 아예 해외 프로그램의 판권을 구매해 포맷을 고스란히 가져오는 경우도 허다해 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시즌2로 다시 돌아온 ‘댄싱 위드 더 스타2’는 영국 BBC 인기 프로그램 ‘스트릭트리 컴 댄싱(Strictly Come Dancing)’을 미국 ABC 방송국에서 ‘댄싱 위드 더 스타(Dancing with the star)’로 리메이크한 샐러브리티 댄스 쇼.한국 버전 ‘댄싱 위드 더 스타’는 가수, 배우, 건축가, 운동선수, 아나운서 등 유명인이 국가대표 댄스 스포츠 선수들과 한 팀을 이뤄 라이브 댄스에 도전해 점수에 따라 매주 한 팀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Mnet ‘보이스 코리아’(The Voice of Korea)는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슬로건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 역시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보이스’(The Voice)의 프로그램 포맷을 정식 구매해 제작한 오리지널 한국 버전으로 네덜란드 지상파 방송사인 rtl4에서 2010년 9월 ‘The Voice of Holland’라는 프로그램으로 처음 만들어졌으며, 지난 2011년 4월에는 미국 지상파 방송 NBC에서 팝 디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마룬 파이브 보컬 아담 리바인, 세계적인 프로듀서 씨로 그린, 미국 컨트리 음악의 히트메이커 브레이크 쉘튼이 코치로 참여한 가운데 시즌1이 방영됐다. 지난해 종영한 tvN ‘코리아 갓 탤런트(이하 코갓탤)’는 전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린 ‘브리티시 갓 탤런트(이하 브갓탤)’ 포맷을 빌린 한국 버전으로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독특한 재능을 가진 스타를 발굴하는 글로벌 재능 오디션이었다. ‘브갓탤’은 폴 포츠, 수잔 보일, 코니탤벗 등 평범한 사람들을 하루아침에 유명인사로 만들었지만, 한국에서 방영된 ‘코갓탤’은 이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이외에 온스타일의 ‘도전 슈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는 모두 미국 프로그램에서 포맷을 가져왔다.외국의 기존 프로그램 포맷이 아닌 국내 방송사가 자체 제작한 것 역시 비슷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내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는 미국에서 핫한 이슈를 일으킨 ‘아메리칸 아이돌’과 오디션을 통해 일반인을 스타로 만든다는 콘셉트가 비슷했다.제작관계자는 “‘슈퍼스타K’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포맷 바이블(프로그램의 진행 과정과 카메라 위치 등이 세밀하게 기록된 제작 매뉴얼)을 구매하지 않았다”며 한국인에 맞춘 오디션 프로그램임 강조했지만, 투표방식에서부터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기는 것까지 기본 틀이 비슷한 양상이다. 이처럼 국내 제작이든 외국 프로그램의 포맷을 원용하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창의성’과 국민 정서로 대변되는 ‘한류’이다.한류열풍의 중심이었던 드라마가 오래전부터 한국, 중국 등 동남아권에 수출되며 배용준 이영애 이병헌 장근석 등 굵직한 한류스타들을 양성했으며, 최근에는 K-POP이 한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한국 음악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해외 평론가들의 호평 속에 동남아권에만 머물던 ‘한류 열풍’이 유럽 러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내면에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배여 있고 그 문화가 세계와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열풍은 이제 드라마에서 가요 그리고 순수 창작 뮤지컬까지 가세하고 있다. 창작 뮤지컬뿐만이 아니다. 단순 해외 라이선스 도입과 모방이 아닌 재창작 작업을 통해 다시 해외에 선을 뵈는 뮤지컬도 있다. ‘잭 더 리퍼’는 체코 원작의 작품을 재창작해 한국 버전으로 일본에서 공연이 성사됨으로써 새로운 문화수출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이러한 점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시청률을 잡기 위해 일반인들을 스타로 만들고, 스타들이 1등과 탈락을 맛보는 닮은꼴 형식에서 이제 시청자들은 조금씩 식상해 하고 지루해져 가고 있다. 따라서 좀 더 창의적이고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담긴 프로그램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눈물’로 도전하고 ‘웃음’으로 승리를 만끽할 수 있는 ‘서바이벌’을 대하고 거기서 감동을 하는 것은 전 세계 만국공통어이다. 우리만의 독특한 콘셉트와 우리만의 정서가 녹아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진정한 발전과 함께 또 다른 ‘한류’의 물꼬를 열기 위해선 제작자나 방송사 관계자들이 한 번쯤은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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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해외SPA에 맞선 토종SPA, 성공하려면?
- (뉴스투데이=오소희 기자) '싼게 비지떡'이라는 통념을 뒤엎고 성공을 이룬 브랜드가 있다. 바로 SPA 브랜드이다.지난 몇 년간 국내 패션시장을 뒤흔든 아이템은 아웃도어 브랜드도, 명품 브랜드도 아닌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H&M 등 이른바 해외 SPA브랜드들이었다.수 십년 전통의 토종 패션 브랜드들을 연달아 쓰러뜨릴 정도로 알짜 상권을 모두 점령한 해외 SPA 브랜드는 제조부터 유통에 이르는 시스템을 몽땅 한 기업에서 진행하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당연히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출할 뿐만 아니라, 사계절에 한 번씩 신상품을 발표하는 여타 브랜드들과 달리 1~2주에 한 번 꼴로 트렌드에 발빠르게 맞춘 최신 아이템을 수시로 쏟아내고 있어 유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 끌기에 성공하고 있다.특히 해외 SPA브랜드는 백화점 명품매장 못지 않은 입지를 구축, 대도시 도심의 명당자리에 그것도 1~3층짜리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다. 백화점조차 대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만큼 낮은 수수료로 패스트패션 브랜드를 유치하려 들 정도라니 SPA의 인기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이러한 해외 SPA브랜드에 맞서 국내 패션 브랜드도 너도나도 SPA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대기업 계열 패션회사는 물론이고 매출 부진으로 고생하는 중견, 중소기업까지 비슷한 전략으로 따라가고 있다.예를 들어 지난 2월 제일모직은 3년여 준비 끝에 토종 SPA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 1호점을 선보이며 SPA브랜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잇세컨즈는 자라보다 30% 낮은 가격과 유니클로보다 디자인 감성이 뛰어나고 트렌드 특성이 돋보인 제품으로 해외 SPA브랜드들을 따라잡고 국외로 진출하는 글로벌 SPA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그래서일까 에잇세컨즈 1호점은 개장 첫날 5시간만에 3억원 매출을 올렸고, 주말에도 일 매출이 1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최고 패션 브랜드가 3년동안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걸어서일까, 이런 가시적인 매출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랭하다. 토종 SPA브랜드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단순히 가격으로만 볼 때 타 브랜드보다 비싸다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또한 아이템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제품 컨셉트가 모호하다는 의견과 단순히 자라와 H&M, 유니클로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냉담한 반응이 많다.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우선 제일모직이 경쟁 브랜드보다 높은 품질을 만들어내는데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소비자에게는 해외SPA보다 체감가격이 조금 높았다는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SPA브랜드 시장이 급성장하는 흐름에 급하게 따르다 보니 이렇다 할 뚜렷한 차별성 없이 그저 '중저가' 장점만 강조하는 마케팅의 한계도 지적됐다.이렇듯 글로벌 SPA브랜드에 비해 길게는 몇십년이나 출발이 늦은 국내 토종 SPA브랜드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지 모르나, 글로벌 브랜드의 인지도 구축과 SPA상품의 특성상 결국 트렌드 제품을 얼마나 신속하고 저렴하게 내놓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관심'을 '기대' 혹은 '실망'으로 바꾸는 것은 브랜드의 몫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패션시장이 한 발 나아가 해외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좀더 치밀하고 적극적인 품질과 마케팅 전략을, 소비자는 따뜻한 관심을 갖고 좀더 여유있게 길게 바라보면서 생산적인 평가를 해 주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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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연예인 이혼' 묻지마 신상털기 안된다
- (뉴스투데이=백수원 기자) 이 나라에서 연예인으로 살아가기란 참 만만치 않다. 물론 공인이란 입장에서 또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란 데서 일거수일투족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만큼 스스로 사생활에 대한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어쩔 수 없는 운명적 직업의 선택이기에 때로는 보통사람들이 겪지 않아도 될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몇몇 일들에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지나쳐 신상털기 혹은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것이 애교나 관심으로 치부하기엔 지나친 감이 있다. 잉꼬부부로 소문났던 전노민-김보연 부부가 합의이혼했으며 아나운서와 운동선수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장훈-오정연 부부는 지난 4일 이혼조정이 성립되면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어 조혜련 역시 협의이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불과 일주일 사이 세 스타 커플들의 이혼 소식에 연예계도 팬들도 한숨이다. 사업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전노민-김보연 부부 외에 서장훈 부부 조혜련 부부의 이혼 이유에 대해 ‘카더라’ 통신, ‘그렇지 않을까’ ‘그렇다던데’라는 추측성이 난무하고 있다.먼저 서장훈-오정연 부부의 이혼소식이 알려진 뒤 언론은 서장훈이 수백억대 재산가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며 재산분할 위자료에 관한 얘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13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 조혜련은 몇 년 전 이혼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다고 한 방송에서 솔직히 고백한 적이 있던 터라 이번 이혼 소식은 부부가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대변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혜련은 현재 방송을 중단한 상태로 중국에 머물고 있다. 아마 쏟아지는 이목과 소문들을 앉아서 감당하기엔 힘들었을 것이다. 조혜련은 사춘기 딸과 아들을 뒀기에 그만큼 고민도 컸을 것이다. 특히 SNS가 활성화되면서 쏟아지는 정보량은 몇 배로 늘어나면서 확대 재생산된다. 아이들이 받을 상처는 누가 책임지겠는가. 수년 전 박철-옥소리 부부가 이혼책임 공방을 펼칠 때 많은 언론매체들이 며칠 동안, 많게는 몇 달 동안 그들의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 옥소리와 딸이 만나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잠복취재를 하는 촌극을 빚었다. 또한 오현경은 컴백 기자회견에서 딸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딸이 커서 글을 읽을 즈음 자기와 관련된 온갖 추측성 글들을 볼까 봐 두렵다며….자신들의 상처보다 자식들의 상처 또는 자신들을 아껴주는 사람들의 상처에 더 아파한다. 연예인이라는 공인에 앞서 이들도 평범한 한 여자였고 남자였으며 아내이고 엄마이며 가장이고 아빠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얼마 전 JYJ는 '사생 팬' 때문에 그들의 삶은 그야말로 철창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생활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잘못된 팬 문화와 혹은 남들의 아픔을 자신들의 대리만족의 불만해소 창구로 이용하는 못된 심리적 이면도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란 대중들의 성숙된 문화를 먹고 사는 생물 같은 존재다.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의 질책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잎을 싹 틔우며 꽃을 피우는 것이다. 한국의 대중문화예술이 지구촌에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이제 연예인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도 한층 높아져야 할 것이다. 지나친 '사생활 들여다보기'보다는 아픔도 함께 이해하고 안고 갈 수 있는, 지켜줄 수 있는 진정한 팬 문화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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